[문학예술]삐끼 남편과 폰섹스 부업 아내의 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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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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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속도 모르면서/권정현 외 지음/280쪽·1만2000원·문학사상

40세 전후의 남성 작가 8명이 각기 다른 상상력으로 성(性)과 관련한 단편들을 풀어냈다. 판타지와 현실을 오가며 성을 논하는 필력들이 자유분방하다.

김도언 씨는 ‘의자야 넌 어디를 만져주면 좋으니’에서 한 양성애자 남성의 얘기를 그렸다. 남성 애인에게서는 ‘사막’을, 여성 애인에게서는 ‘밀림’을 떠올리며 만족하던 그는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 못하는 양쪽에게서 버림받는다. 성적으로 ‘소수자 가운데 소수자’인 그는 결국 인간이 아닌 의자에게 성적인 구원을 받는다. 권정현 씨는 ‘풀코스’에서 각종 퇴폐 성산업에 놓인 한 가족의 얘기를 그린다. 안마방 삐끼로 일하는 남편과 폰섹스 부업을 하는 부인은 번듯한 전셋집을 마련하는 것이 꿈이다. ‘모르겠고’를 낸 박상 씨는 “야동을 보다가 여자친구에게 걸렸는데 ‘소설 때문’이라고 해 넘어갔다”며 웃었다.

대개의 ‘성인물’이 그러하듯 막상 뚜껑을 열면 싱겁다. 음담패설에 비하면 약하고, 통상적인 소설 속 묘사보다는 수위가 높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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