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전문지 ‘기획회의’ 300호 특집, 베스트셀러 저자 300명 분석

  • 동아일보

1987년∼換亂 김우중 등 성공신화 주인공 각광
금융위기 이후 상처받은 세대 보듬는 필자 인기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인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독자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를 넘어 대안의 삶을 살고자 하는 오늘날 독자의 욕구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격주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가 통권 300호를 맞아 한국의 대표 저자 300명을 분석했다.

이번 특집 기사에서는 1981년부터 2011년 상반기까지 30년간 종합 베스트셀러 20위 안에 오른 책 중 시와 소설을 제외한 책의 국내 저자를 살펴보며 시대별로 어떤 유형의 저자가 요구돼 왔는지 분석했다.

문사철(文史哲·문학 역사 철학)이 중시됐던 1981년부터 1987년 6월 민주항쟁까지는 학자나 문인, 저널리스트가 주요 저자군을 이뤘다. 6월 민주항쟁부터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는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김우중, ‘신화는 없다’의 이명박, ‘7막 7장’의 홍정욱 등 이른바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저자로 등장했다. 영어와 컴퓨터 등을 다룬 실용서 저자도 나타났다.

외환위기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는 심화되는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해준 자기계발서 저자들이 주류를 이뤘다. ‘한국의 부자들’의 한상복,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의 이민규,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의 정철진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까지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 속에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는 저자들이 주목을 받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김난도 교수는 신자유주의의 고통 속에서 위로가 필요했던 젊은 세대의 감성을 적절히 자극했다. 또 소셜미디어의 위력이 강해져 이제 누구나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을 통해 글을 쓰면서 저자가 될 수 있게 됐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의 대표 저자 300인을 키워드, 분야 등 다양한 각도로 분류해 정리했다. 예를 들어 진중권 김규항은 ‘논쟁적 저자’로, 정재승 최재천은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로, 유홍준 이주헌은 ‘예술대중서 선두주자’로, 강준만 공병호 등은 ‘다작 저술가’로 소개했다. 강명관 손철주 김혜남 이지성 김현진 등 최근 인기를 끈 저자 5인의 인터뷰도 실었다.

‘기획회의’는 1999년 2월 무가지 ‘송인소식’으로 창간된 뒤 2004년 7월 오늘날의 이름으로 바꾸며 유가지로 전환했다. 이 잡지를 발행해온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출판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자인데, 특히 좋은 국내 저자를 많이 발굴하고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300호를 맞아 한국의 대표 저자 300명을 다뤘다”고 밝혔다.

이 잡지는 300호 발간 기념으로 ‘교육’ ‘20대’ ‘중국’을 다룬 책들의 서평을 모은 단행본 세 권을 출간해 정기구독 신청자와 재구독자에게 증정한다. 일반인에게도 각 1만 원에 판매한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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