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우리집 거북알 어떻게 부화시켜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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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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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 사육전문서 국내 첫 출간

거북은 개나 고양이와 달리 사육자와의 교감이 쉽지 않은 동물이지만, 교감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추고 애정을 쏟으면 거북의 작은 반응에서 의외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씨밀레북스 제공
거북은 개나 고양이와 달리 사육자와의 교감이 쉽지 않은 동물이지만, 교감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추고 애정을 쏟으면 거북의 작은 반응에서 의외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씨밀레북스 제공
최근 애완용 거북을 기르는 사람들이 환호할 만한 책이 출간됐다. 국내 최초의 거북이 사육 전문서 ‘낮은 시선 느린 발걸음, 거북(씨밀레북스·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을 공동 집필자 박성준 씨는 인터넷 공간에서 ‘사이테스의 거북이의 모든 것’(www.turtle.or.kr)이란 사이트 운영자로 유명하다. 2000년 개설된 이 사이트는 국내 거북 관련 사이트 중에서 최초이자 최대 사이트다. 또 다른 공동 저자 이태원 씨는 목동생명과학박물관에서 양서·파충류 큐레이터로 근무하며 애완동물로서 이들 동물의 매력을 알리는 데 앞장서 온 인물이다.


국내 최초 거북 사육 전문서라는 명칭에 걸맞게 이 책은 거북 사육자를 위한 알찬 정보를 망라하고 있다. 분양에서부터 사육장 조성, 건강관리, 번식과 죽은 개체의 처리까지 필자들의 생생한 경험에서 우러난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국가 간 거래가 금지된 거북을 기를 때 발생하는 법률적 문제나 거북알 부화장비 제작방법 등을 기술한 대목에 이르면 저자들의 탄탄한 내공이 느껴진다.

이들은 거북 사육을 ‘소유’가 아닌 ‘기르기’의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충동적으로 거북을 기르기 시작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거북을 ‘구속’이나 ‘걸림돌’로 느끼고 재분양하거나 자연에 방사하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란다. 희귀 애완동물을 소유하는 것에 집착하는 태도에도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박 씨는 “동물 수집가가 되려는 것은 희귀 동물의 소유 그 자체에만 욕심을 가질 뿐, 사육환경에는 무관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이 사육할 수 있는 개체 수를 훨씬 넘게 길러서 소유한 동물을 방치하는 행위를 뜻하는 ‘호더(hoarder)’화 될 위험성도 높습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거북을 키울 때 바람직한 태도는 뭘까? 저자들은 개나 고양이와 달리 거북은 주인과의 교감이 쉽지 않은 동물이므로 거북에게서 기대하는 심리적, 신체적 안정감의 기대수준을 낮출 것을 조언한다. 거북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애정을 주고 거북이 보여주는 작은 행동에서 사육자가 능동적으로 기쁨을 발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감정 표현이 거의 없는 거북이지만 사육자가 애정을 갖고 기르다보면 순간순간 느껴지는 매력이 적지 않다고 한다.

거북을 기를 때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지향하라는 충고도 신선하다. “시중에는 디지털 온도계, 자동 먹이공급기, 자동 온도조절기 등 각종 편의장치가 출시됐습니다. 이런 장치가 사육에 드는 노력을 크게 줄여주는 것은 맞지만, 손과 눈이 한 번이라도 더 가는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거북을 키우는 것이 거북 사육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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