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 최고의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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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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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이세돌 9단
본선 4강 1국 1보(1∼27) 덤 6집 반 각 3시간

1980년대 권투 팬이라면 마빈 해글러나 마이크 타이슨을 기억할 것이다. 그들의 묵직한 주먹이 터지면 상대는 고목나무 쓰러지듯 무너졌다. 이세돌-최철한 9단의 이름에도 그처럼 묵직한 느낌이 들어 있다. 두 기사의 공격에 제대로 걸리면 대마가 빈사 상태에 빠지기 쉽다. 그런 두 기사가 맞붙으면 어느 쪽이든 온전하게 나갈 수 없을 것이다. 누가 이기든 랭킹 1위(이 9단)와 3위의 대결로 이번 본선 대국 가운데 최고의 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흑 13까진 요즘 유행하는 포석. 백 14가 이색적이다. 최 9단은 참고1도를 주문한 것. 백 4까지 흑의 모양이 막대처럼 뻣뻣한 데 비해 백은 실리도 챙기고 하변 모양도 튼튼하다.

흑 15는 이 9단다운 반발. 흑 19까지 넘어가며 실리부터 챙긴다. 흑 19로는 참고2도 흑 1을 선수하고 둘 수 있다. 하변을 정리하고 흑 11까지 발 빠르게 두면 충분하다. 이 9단은 흑 1이 악수 교환이라 꺼린 듯하다.

하지만 백 20, 22로 관통해 두터움을 얻은 데다 선수를 잡아 26을 선착해선 백의 모양이 활발해 보인다.

여기서 흑도 고민이다. 백 세력을 줄이려면 ‘가’로 갈라 치는 것이 적당한데 이 9단은 흑 27을 선택했다. 이건 백 세력이 무섭지 않다는 선전포고나 마찬가지. 최 9단도 슬슬 마음의 대비를 하고 있다. 곧 폭풍 같은 전투가 몰아닥칠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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