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독사의 이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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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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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류동완 2단
본선 16강 5국 2보(26∼37) 덤 6집 반 각 3시간

최철한 9단의 별명은 ‘독사’. 순박한 성품과는 달리 바둑판 위에선 상대의 말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걸로 유명하다. 특히 대마를 공격하는 힘은 프로기사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

류동완 2단은 이런 최 9단을 상대로 초반부터 전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힘이라면 자신 있다는 뜻. 류 2단은 흑 29로 젖혀 백말을 한 치의 여유도 없이 몰아붙인다. 이런 박력 있는 행마가 가능한 건 백이 자충에 걸리기 쉬운 모양이기 때문.

최 9단도 흑의 과감한 대시에 몸을 사린다. 백 30으로 조심스럽게 행마한다. 백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자 흑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친다. 자충을 이용해 계속 쫓아가고자 한다. 흑 31은 백의 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둔 수.

하지만 뭔가 허전하다. 신나게 백말을 공격하는 것 같은데 과연 흑 돌은 백을 공격할 만큼 단단한가? 최 9단은 의문표를 던진다. 그는 흑 31이 공포탄과 마찬가지로 위력이 없다는 것을 금방 알아챘다. 흑 31은 참고도처럼 두는 것이 온당했다.

백 32가 ‘독사’의 이빨처럼 날카롭다. 이어 백 34를 선수하고 36으로 보강하자 우하 흑만 무거워졌다.

기분에 취해 백을 쫓던 흑은 매복한 병사를 만난 듯 깜짝 놀란다. 그러나 아직은 쫓던 기분에 호기를 부려본다. 흑 37로 씌워 백 두 점을 재차 공격한 것. 최 9단의 눈가가 또다시 매서워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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