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RAND]시승기/ 벤틀리 ‘컨티넨탈 슈퍼스포츠’

동아일보 입력 2010-09-16 03:00수정 2010-09-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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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초만에 시속 100km, 그러나 너무나 안정적인…

최고속도 시속 329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제로백’ 시간은 불과 3.9초. 최고 출력 630마력. 이런 차를 타면 어떤 느낌일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벤틀리 ‘컨티넨탈 슈퍼스포츠’의 빨간색 버킷 시트에 앉았다. 시동을 걸자 사자가 포효하는 듯한 배기음이 울려퍼졌다. 테스트 전용 트랙에서 거침없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시트가 강하게 등짝을 떠미는 듯한 느낌을 주며 차의 속도는 무시무시하게 올라갔다. 시속 100..200..300km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짜릿함은 별로 없었다. 분명히 빠르지만 차가 너무 안정적이어서 불안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시속 200km로 달릴 때 일반 승용차의 시속 100km 정도 속도감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급출발할 때도 항시 4륜구동 덕분에 차체가 흔들리거나 휠 스핀이 일어나지 않고 활을 떠난 화살처럼 곧바로 뻗어나간다.


엄청난 출력을 차체와 서스펜션이 고스란히 받아냈다. 이런 괴력의 심장을 지녔으면서도 어떻게 불안감을 주지 않는지 차체를 정비용 리프트에 올려서 확인을 해봤다. 서스펜션을 구성하는 각종 부품의 굵기가 일반 2.0L급 승용차의 3,4배에 이른다. 그것도 모두 알루미늄 합금이다. 다리가 튼튼하니 안정적일 수밖에. 폭력적인 속도를 줄이기 위한 브레이크의 크기도 어마어마하다. 20인치 휠 속에 들어 있는 디스크로터의 지름은 16인치로 승용차 중에서 가장 크다. 디스크로터를 잡아주는 캘리퍼의 크기 역시 세계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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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측정한 제로백은 4.4초가 나왔다. 최고속도 역시 시속 310km를 약간 넘겨서 제원에는 못 미쳤다. 32도에 이르는 높은 기온에서 테스트를 해서 제원보다는 출력이 적게 나온 듯하다. 슈퍼스포츠에는 6.0L W12기통 트윈터보 엔진이 들어가 있는데, 터보차저 시스템은 더운 여름철에는 제 출력이 나오지 않는다.

핸들링은 2.24t에 이르는 차체 무게 때문에 날카롭지는 않지만 충분히 스포티한 운전이 가능할 정도로 운전자의 명령을 빠르게 수행해준다. 커브길에서 진득하게 도로를 물고 늘어지는 느낌도 일품이다. 스포츠형 슈퍼카들이 일본도처럼 날카롭게 도로를 자르며 치고 나간다면 슈퍼스포츠는 삼국지의 관우가 사용했던 청룡언월도처럼 무겁게 도로를 쾅쾅 찍어가면서 질주한다.

슈퍼스포츠는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의 모델들과 같이 슈퍼카로 불릴 자격이 있지만 성격은 약간 다르다. 스포츠 성향이 강한 모델에 비해선 운전하기 쉽고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아 장거리 이동용인 그랜드투어링(GT) 스타일이다. 출력에 비해 짜릿함은 약간 떨어지지만 운전자 친화적이어서 오래 운전해도 피곤하지 않다. 최고의 럭셔리카로 편안하면서도 빠르고 재미있게 장거리 주행을 하고픈 소수의 선택받은 이들에게 주어진 혜택이다. 가격은 3억75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석동빈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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