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책, 동심을 만나다]천방지축 세 쌍둥이, 시골집 뒷간 귀신을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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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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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이 살아났어요/박수현 글·윤정주 그림/44쪽·9800원/책읽는곰

강이, 산이, 들이 세 쌍둥이가 시골집으로 이사를 왔다. 시골집은 도시의 아파트와 달리 아래층도 위층도 없다. 마음껏 뛰어놀고 넓은 마당에서 날마다 술래잡기를 해도 괜찮다. 어느 날은 삼신할미가 술래잡기에 끼어들었다. 산이가 “할머니가 술래”라고 외치자 세 쌍둥이는 모두 장독대, 뒷간, 대문 뒤로 숨었다. 마루 위를 쿵쾅쿵쾅, 대문에 매달려 흔들흔들 그네 타기, 우물 속에 첨벙첨벙 돌 던지기, 항아리 안에 들어가기….

“아서라 항아리 깨지면 철융 할미 토라진다.” 천방지축 아이들을 보며 삼신할미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엄마가 늦게 온다고 말하고 외출한 날 일이 터졌다. 강이가 똥이 마려워 뒷간으로 달려갔는데 그곳에는 머리를 풀어 헤친 귀신이 있었다. “너희들이 뒷간에서 시끄럽게 술래잡기를 하는 바람에 머리카락 세는 것을 까먹었다.” 뒷간 귀신은 사정없이 달려들었다.

대문으로 달려가니 수문장이, 지붕에서는 못된 기운을 막는 지붕의 수호신 몸 바래기가, 장독대 뒤에서는 장독을 지키는 철융 할미가 장난꾸러기 세 쌍둥이를 호되게 혼냈다. 그때 다시 삼신할미가 나타나 화가 난 집의 여러 신을 달랬다. 세 쌍둥이는 삼신할미의 따뜻한 품 안에서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우리 조상들은 집과 마을 곳곳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뒷간을 지키는 측신, 바다뿐만 아니라 우물을 지키는 용왕, 외양간을 지키는 우마신 등이 액을 막고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책은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미신으로 치부했던 집지킴이 신들에 담긴 조상들의 지혜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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