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차세대 대결, 박정환 8단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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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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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전 3국서 ‘난적’ 천야오예 9단 누르고 자존심 회복

‘빚지고는 못 산다.’

박정환 8단이 11∼13일 열린 14회 한중 천원전에 임하는 각오였다.

상대는 천야오예(陳耀燁·21) 9단. 박 8단은 지난해 삼성화재배 본선 32강전에서 천 9단과 대결을 펼쳤으나 패했고 이후 2번을 더 졌다. 양국에서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받는 두 기사이기에 3연패는 박 8단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한중 천원전은 한국과 중국의 천원전 우승자가 3번기를 두는 특별대국. 상금은 1만 달러(약 1200만 원)지만 한중의 자존심이 걸린 대국이다. 지금까지 한국이 7번, 중국이 6번 우승했다.

박 8단은 복수를 다짐했으나 11일 첫 판에서 전혀 힘을 못 쓰고 완패했다. 주변에선 ‘천 9단이 박 8단의 천적 아니냐’고 수군거렸다.

12일 2국. 형세가 계속 출렁거렸다. 중반 무렵 박 8단이 느슨한 행마로 천 9단에게 맥없이 역전당하자 ‘천적론’이 또 등장했다. 하지만 박 8단이 이때부터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백진 깊숙이 뛰어드는 승부수로 천 9단의 양보를 얻어냈고 재역전에 성공했다. 4연패 이후 소중한 첫 승이었다. 천 9단은 패배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던지 복기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마지막 대국인 3국은 13일 열렸다. 박 8단은 패배의 여운이 남아있는 천 9단을 상대로 초반부터 리드를 잡았다. 중반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상대의 대마를 몰아가며 315수 만에 흑 1집 반 승을 거뒀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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