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힘의 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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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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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김기용 5단
예선 결승 1국 2보(27∼47) 덤 6집 반 각 3시간

최철한 9단은 가능하면 초반부터 전투를 벌이는 스타일. 상대가 지레 물러서면 큰 집을 지어 우위를 확보한다. 물러서지 않고 버티면 끝까지 물고 늘어져 상대를 기진맥진하게 만든다. 그래서 최 9단의 바둑엔 역전승보다 처음부터 압도적으로 이긴 바둑이 많다.

흑 27, 백 28로 최 9단이 원하는 전투가 시작됐다. 그러나 김기용 5단도 긴장하는 빛은 없다. 요즘 젊은 기사 중에서 전투에 능하지 않은 기사가 어디 있을까. 다만 선호도의 차이일 뿐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이 전투에선 흑 돌이 둘로 갈려 흑이 더 고생할 분위기다.

백 30이 족보에 나오는 맥인데 이 장면에선 특히 적절했다. 흑 33은 탈출을 위한 응수타진. 백도 34로 받아 우변 백돌을 튼튼히 해 불만이 없다.

백 40이 놓이자 김 5단은 뭔가 엮였다는 느낌을 갖는다. 백은 약한 돌이 없고 흑은 약한 돌이 두 개나 된다. 한쪽을 보강하면 한쪽이 허술해진다.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과거를 돌아볼 여유는 없지만 자꾸 이전 상황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흑 43으론 참고도처럼 흑 1로 막아 귀의 백 실리를 줄이고 싶다. 백은 2, 4로 받은 뒤 백 6으로 흑의 중앙 진출을 막을 수 있다. 이 그림 역시 흑으로선 기분 나쁜 것이다. 그래서 흑 43, 45의 돌파를 택한 것. 그러나 백 44로 하변 흑 대마의 안형이 무너졌다. 흑이 괴롭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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