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거울앞에 선 누님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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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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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바버라 보니, 19일 6년만의 내한공연

‘예술가곡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는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 사진 제공 고양문화재단
‘예술가곡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는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 사진 제공 고양문화재단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이 그일까. ‘예술가곡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는 미국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54)가 6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보니는 2월 19일 오후 8시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다섯 번째 내한 리사이틀 무대에 선다. 한때 더는 무대 위에 선 그를 볼 수 없을지 모른다며 염려했기에 다시 만나는 그의 모습이 더욱 값지다.

1990년대 텔라크 레이블로 그가 내놓은 모차르트, 멘델스존, 슈베르트의 가곡집은 성악 팬들에게 찬물로 얼굴을 헹구는 듯한 충격이었다. 때로 한숨짓듯, 때로 은은한 미소를 짓듯 단어 하나하나의 뉘앙스를 정교하게 조각해내는 그의 표현력은 얼음 알갱이처럼 투명한 미성과 함께 탄성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1997년의 첫 내한공연은 그의 정교함이 실제 리사이틀에서 더욱 빛을 발함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님이 오시는지’ 같은 한국 가곡에서조차 그의 발음은 흠을 잡기 힘들었다. 옥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모습으로 여러 언론 매체에 나타나자 한국 팬들의 탄성은 더 커졌다.

2006년 그는 돌연 모든 공연 일정을 취소하고 무대에서 사라졌다. 이혼에 따른 정신적 타격 탓이었다는 사정이 전해졌다. 영원히 은퇴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이듬해 그는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바버라 보니 재단’을 세워 젊은 성악가들에게 세계무대를 누비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으며, 모교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의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25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임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음성에 변화가 있었는지 묻자 그는 “작은 변화는 아니다. 나의 동년배 가수들 대부분이 더는 노래하지 않는다. 노래를 계속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한다”고 했다.

공연 1부에서 그는 메조소프라노 피오나 캠벨과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여자는 다 그래)’, ‘피가로의 결혼’의 여성 2중창곡들을 노래한다. 보니는 “캠벨과는 작년 도쿄에서 테너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공연하면서 만났는데 굉장히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고 나와 호흡도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2부에서는 ‘솔베이지의 노래’ 등 그리그 가곡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들을 혼자 노래한다. 피아니스트 엘리스데어 호가드가 반주한다. 3만∼10만 원. 1577-7766. www.artgy.or.kr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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