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실리를 너무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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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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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표 4단 ● 김정현 초단
본선 8강전 1국 3보(41∼58) 덤 6집 반 각 3시간

세력 작전에 대한 준비가 없었던 탓일까. 김정현 초단은 흑 41로 실리를 챙기는 수법을 택했다. 보통 참고도 흑 1처럼 높게 둬야 세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 경우엔 백도 직접 좌변에 뛰어들긴 힘들고 백 2로 삭감하는 선에서 타협해야 한다.

김 초단은 참고도처럼 둘 경우 백이 좌상 귀에서 교란 작전을 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게 싫었던 듯하다. 하지만 현 국면의 초점은 좌하 흑 세력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있는 만큼 흑 41은 실리를 너무 밝힌 수였다.

홍기표 4단은 당장 백 42로 좌변에 침투해 흑 41의 빈틈을 노린다. 이 한 방으로 흑 세력의 위용이 빛을 바랜 느낌. 김 초단은 흑 43으로 씌워 공격을 시도하지만 백에겐 탈출로가 많아 백 42를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백 44, 46은 흑 세력을 지우고 있을 뿐 아니라 흑 세력의 약점까지 엿보고 있다. 그게 백 48로 끊는 수. 좌변 흑이 위아래로 분리됐다.

백 52가 놓이자 좌변 흑이 살아가야 할 판이다. 백 54, 56도 매끈한 행마. 백이 선수로 한 집을 만들었다.

흑이 백 ‘가’를 당하기 전에 57로 단수 쳐 백을 굴복시키려고 하자 백이 58로 패 모양을 만들어 반발한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패가 발생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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