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자칭 아줌마라는 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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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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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3인조 여성그룹 ‘쓰리줌마(3ZUMMA)’. 노골적인 이름이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라 할 수 있는 한국 아줌마들의 못 말리는 에너지를 닮은, 활기 넘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소개도 팀 명칭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답변이다. 하지만 세 멤버의 프로필은 예상을 벗어난다.

리더인 선아가 스물네 살. 다른 두 멤버의 나이도 스물셋(나래) 스물둘(다솜)이다. 21일 전화인터뷰에서 “오해받을 수 있을 텐데 왜 스스로 ‘아줌마’라고 이름 붙였느냐”고 묻자 선아가 살짝 골난 듯 대답했다.

“한국 아줌마를 닮은 힘찬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말이지 우리가 아줌마란 얘기는 아니에요. 음…. 비주얼이 좀 아줌마 같긴 하지만 나이로 따지면 우리도 엄연히 ‘걸그룹’이라고요. 하하하.” 목소리가 ‘걸걸’하다.

서경대 연극과 05학번 동기인 세 사람은 1학년 때부터 늘 어울려 다니면서 함께 노래를 불렀다. 쓰리줌마라는 팀 이름도 그때 만들었다. 기획사에서 체계적으로 훈련받으며 다듬어진 대부분의 요즘 가수들과 달리 노래 하나만 믿고 스스로 세상에 도전한 것. 지난해 MBC 대학가요제에서 ‘부딪혀 봐’라는 노래로 본선에 올랐지만 상을 받지는 못했다.

“상 대신 자신감을 소득으로 얻었죠. 창법 등에서 ‘빅 마마’ 선배들을 연상하게 만든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가수로서의 역할 모델은 ‘거북이’와 싸이 선배예요. 노래 몇 곡만으로도 듣는 이에게 커다란 활력을 선사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8일 온라인으로 발매한 데뷔 미니앨범 ‘선물’에는 가벼운 댄스음악인 ‘노노’, ‘바보’, ‘불꽃’ 등 3곡을 담았다.

“떠나간 사랑의 아픔, 세상의 냉정한 편견을 꿋꿋이 이겨내고 억지로라도 웃음 지으며 살아가자는 내용의 가사예요. ‘음악이 좋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겁 없이 활동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우리가 마주칠 현실은 노래처럼 즐겁지만은 않겠죠. 하지만 우리 노래를 듣고 무대를 보는 사람들에게는 조금이라도 힘을 불어넣어 주고 싶어요.”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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