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그 어떤 공익적 목적도 결과도 없었다”

  • 입력 2009년 9월 22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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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보도 왜곡 지적 정지민씨, 내달 책 출간… 본보 원고 입수

MBC ‘PD수첩 광우병 편’의 영어번역자이자 감수자였던 정지민 씨(26·사진)는 10월 초 출간할 책 ‘주-나는 사실을 존중한다’에서 “(PD수첩은) 그 어떤 목적이나 결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사실관계 왜곡과 성립 불가능한 논리로 짜인 구성 그 자체였다”며 “그 어떤 공익적 목적도, 결과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가 최근 입수한 이 책의 원고에서 정 씨는 광우병 편의 두 쟁점이었던 아레사 빈슨의 사인과 다우너(주저앉는) 소 동영상에 대해 의도적 왜곡이 이뤄졌다고 다시 한번 지적했다. 그는 “광우병 편의 문제는 왜곡 과장이었고 오역은 수단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작진이 보건당국 공식 문건의 제목마저 ‘인간광우병(vCJD) 사망자 조사’라고 오역하고, 원본에서 제대로 번역된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CJD)을 방송 몇 시간 전에 인간광우병을 의미하는 단정적인 표현으로 죄다 바꿔치기했다”고 지적했다.

정 씨는 “CJD를 비중 있게 전한 현지(미국) 언론과 달리 (빈슨의) 증상과 앓는 기간을 왜곡하고 (인간광우병을) 진단할 수 없는 의사를 인터뷰하고 자기공명영상(MRI) 결과는 vCJD가 확실시되며 확인을 위한 부검만 남겨두고 있다고 보도한 곳은 PD수첩뿐”이라고 지적했다.

정 씨는 다우너 소 동영상과 관련해 “동영상을 보고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검사를 받은 소가 다우너 증상을 보였고 이를 다시 검사하지 않고 동물학대 방식으로 처리했다는 것일 뿐”이라며 “이 동영상을 PD수첩처럼 광우병 관련 자료로 보도한 곳은 없다”고 밝혔다.

정 씨는 또 “(번역에 신경 쓰겠다는 PD수첩의 해명에 반박하는 글을 올리자) MBC 조능희 PD가 아버지에게 전화해 번역을 운운해서 죄송하다고 여러 번 말을 했고 내게 배후가 있을까봐 진즉 연락하지 못했으며 이미 게시판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씨는 “제작진은 내가 PD수첩의 취재 내용을 잘 모른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취재 분량이 내가 얘기한 870분보다 훨씬 많은 5000분이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5000분은 거리스케치나 제작진 잡담 등 방송용으로 쓸 수 없는 것까지 모두 합친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이 책을 쓴 이유로 “PD수첩에 문제가 있음은 인식하되 이미 드러난 많은 사실과 논리적 공격 포인트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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