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티스트 배재영의 ‘오십 즈음에’

  • 입력 2009년 9월 1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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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 52세의 드보르자크는 딸 오틸리에와 아들 안토닌을 위해 소나티네 Op.100을 작곡했다.

1887년, 52세의 생상스는 연주 여행을 하던 중 하바네즈를 썼다.

1887년, 54세의 브람스는 친구 폴의 죽음을 접한 뒤 어두운 작품을 대거 작곡하게 된다. 이듬 해 브람스는 소나타 d단조 Op.108을 완성해 친구이자 지휘의 명장이었던 한스 폰 뷜로에게 헌정한다.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나이, 오십.

음악사의 거장들이 50대에 남긴 음악은 이들이 걸어 온 길고 지난한 삶의 여정이 발효돼 있다.

이제 막 50대에 첫 발을 디딘 플루티스트 배재영이 ‘Around 50’을 주제로 공연을 갖는다. 연주회에서는 앞서 말한 거장들이 50대에 남긴 명곡들이 황금빛 플루트의 선율로 연주된다.

배재영은 음악만큼이나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 연세대 재학 중 스위스 제네바 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났던 그녀는 세계적인 플루티스트 막상스 라뤼를 사사했다.

KBS교향악단 부수석을 역임했고, 소외된 이웃과의 나눔을 위해 17년째 ‘사랑의 플루트 콘서트’를 열고 있다. 1992년에는 플루트 앙상블 ‘사랑의 플루트콰이어’를 창단했다.

숭실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배재영 교수는 “오십에 즈음해 가족, 친구, 일상 등 삶의 깊이가 녹아있는 음악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한다.

관람석은 특별응원석(5만원), S석(3만원), A석(2만원)이 마련돼 있다. 공연 주제에 맞게 50대 이상 관객에게는 5000원을 할인해 준다.

가장 비싼 특별응원석이 눈길을 끈다. 이 좌석의 티켓 수익은 전액 복지시설에 기부할 예정이다.

피아노 반주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수학한 뒤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 예원학교, 서울예고, 명지대에 출강 중인 피아니스트 유지수가 맡는다.

9월9일(수) 7시30분|세종체임버홀|문의 02-780-5054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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