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 씨 “왜 자살을… 살아서 헤쳐갈 길 분명히 있어”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0분


배우 김수미 씨 ‘얘들아, 힘들면 연락해’ 책내

“연예계 후배들의 잇따른 자살에 의무감 느껴”

“아직 자포자기하기엔 너무 젊어요.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당장 가까운 산에 올라가 보세요.”

배우 김수미 씨(60·사진)가 연기 생활 40년을 맞아 에세이집 ‘얘들아, 힘들면 연락해!’(샘터)를 펴냈다. 김 씨는 머리말에서 “연예계 후배들의 잇따른 자살, 이를 모방한 듯한 젊은이들의 집단 자살 등 안타까운 소식들을 접하며 인생 후배들을 위한 격려와 조언을 해줘야겠다는 의무감을 느껴 책을 썼다”고 말했다.

김 씨도 1987년부터 2년 넘게 우울증을 앓았다.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과다 복용해 혀가 말리고 발음도 어정쩡했다. 연예계 생활도 더는 할 수 없을 것 같고 가정도 엉망이 됐다. 김 씨는 “나도 ‘죽어야겠다’고 자살 직전까지 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당장 살 희망이 없고 괴로운 문제들만 있는 것 같아도 살아서 헤쳐 나갈 방법은 분명히 있으니 가족과 친구에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를 꼭 하라”고 말했다.

김 씨는 자살을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등산을 권하며 그들과 함께 서울 청계산에 오르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김 씨는 “그들 중 단 몇 명이라도 하루를 즐겁게 느끼고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나이 든 어머니로서 정말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전적인 문제가 심각했을 때 배우 김혜자 씨가 통장을 건네며 “이게 내 전 재산이야. 나는 돈 쓸 일 없어. 다 찾아서 해결해. 그리고 갚지 마. 혹시 돈이 넘쳐나면 그때 주든가”라고 했다며 ‘곁에 있으면 가장 든든한 언니’라고 적었다.

배우 정혜선 씨, 가수 조용필 씨와의 친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얽힌 이야기와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 출연하던 시절의 일화 등도 실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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