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얼굴 퉁퉁… 어제 또 짜게 먹었지?

  • 입력 2009년 4월 27일 02시 58분


■저염식 식단 만드는 법

아침마다 얼굴이 퉁퉁 부어 전쟁을 치르는 사람이 있다. 냉장고에 넣어 둔 젖은 수건을 꺼내서 부은 얼굴에 대고 꼭꼭 눌러 주거나 차게 만든 숟가락을 눈에 대 부기를 가라앉히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평소 너무 짜게 먹는 것이 아닌지 식생활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 ‘염분 민감도’ 높으면 잘 부어

나트륨은 우리 몸의 수분량을 조절해주는 필요한 영양소지만 많이 먹으면 몸을 붓게 만들고 고혈압을 일으킨다. 수분을 과도하게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혈관 내 혈류량이 많아져 혈압이 올라간다. 심장병이 생기기 쉽고 위암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인이 주로 나트륨을 섭취하는 음식은 김치류, 간장·고추장류, 라면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나트튬 권장량은 하루 2000mg(소금 5g) 미만이지만 한국인은 평균 5289mg(13.2g)을 섭취한다. 영국의 15∼18세 청소년은 하루 2280∼3300mg의 나트륨을 섭취하는 반면 국내 13∼19세 청소년은 4510mg을 섭취한다.

같은 양의 염분을 섭취해도 유난히 더 잘 붓는 사람이 있다. ‘염분 민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염분 민감도가 높으면 혈압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 나트륨에 민감한 사람은 짠 음식을 먹으면 혈압이 쉽게 올라간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나트륨에 민감할 가능성이 더 높다. 여성과 노인이 남성과 젊은이보다 염분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무용 동국대 의대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젊었을 때 나트륨에 저항성이 있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쉽게 영향 받는다”며 “이 때문에 나이 들수록 저염식(하루 소금 섭취량 5.7∼6g)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새콤달콤한 맛으로 짠맛을 줄인다

짜게 먹지 않으려고 해도 식탁에서 나트륨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음식의 간이 심심하면 맛이 떨어진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나트륨 양을 줄이기보다는 짠맛을 대체할 수 있는 맛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다. 짠맛을 대체하는 효과가 가장 큰 맛은 신맛과 단맛이다. 박혜정 식품의약품안전청 영양평가과장은 “간장, 고추장을 대체할 수 있는 소스를 사용하면 짠맛을 줄이면서도 맛을 잃지 않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식약청은 ‘나트륨을 줄인 건강메뉴 123’을 발표했다. 이 메뉴의 특징은 ‘저나트륨 소스’. 소금과 간장 양을 줄이고 과일, 향신료, 채소를 넣어 짠맛을 대체한다. 짠맛을 내야 하는 음식에 저나트륨 소스를 첨가하면 건강에도 좋고 음식 맛도 살릴 수 있다. 조리법은 식약청 웹사이트(nutrition.kfda.go.kr)에서 볼 수 있다.

▽간장소스=시중에 판매되는 저나트륨 간장은 ‘염화나트륨(nacl)’ 대신 ‘염화칼륨(kcl)’을 이용한다. 가격은 일반 간장에 비해 2배 이상 비싸다. 간장(1g)에 사과주스(3g)와 설탕(2g) 식초(2g)를 넣고 섞어 간장소스를 만들어 두었다가 사용하면 사과주스의 새큼한 맛이 짠맛을 감춰 맛을 잃지 않고도 나트륨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고등어구이=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싶다면 고등어에 소금을 뿌려 구워먹기보다 간을 하지 않고 고등어를 구워서 미리 만들어놓은 발사믹소스를 끼얹거나 찍어먹는다. 발사믹소스의 상큼한 맛이 비린내를 잡아준다. 발사믹소스를 찍어 먹으면 나트륨 양이 일반 고등어구이의 6분의 1정도밖에 안 된다.

①손질된 고등어를 5cm 크기로 토막 낸 후 밀가루를 가볍게 입혀 200도 오븐에 넣고 굽는다. ②간장(1g), 올리브오일(13g), 발사믹식초(6g), 꿀(4g)을 섞어 발사믹소스를 만든다. ③소스를 고등어에 얹거나 찍어먹는다.

▽새싹비빔밥=일반 고추장보다 사과를 넣은 볶음 고추장을 넣으면 나트륨 양과 설탕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①새싹, 무순, 샐러리, 쑥갓 등을 준비한다. ②고추장(7.5g), 물 (15g), 사과(50g), 설탕(2.5g), 참기름(2g)을 준비해 놓고 쇠고기를 볶을 때 함께 넣어 볶음 고추장을 만든다. ③그릇에 밥과 채소를 담고 볶음 고추장을 함께 내놓는다.

▽카레소스 두부 스테이크=두부에 간장을 넣어 졸이는 두부조림은 상당히 짜다. 카레소스 두부 스테이크는 소금을 전혀 넣지 않고 카레맛으로 짠맛을 대체한다. ①물과 카레를 넣어 끓이다가 잘게 썬 감자와 채소(양송이버섯, 파프리카 등)를 넣고 끓인다. ②녹말가루를 넣어 농도를 맞춘다. ③간하지 않은 두부를 팬에 지진다. ④준비한 소스를 두부에 얹어 낸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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