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가족극 ‘발명왕 장영실’ 대학로 공연

  • 입력 2008년 10월 31일 02시 57분


영화 같은 연극, 마당극 같은 연극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연극을 찾는다면 놀이와 교육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작품은 어떨까.

연극 ‘시간을 꿈꾸는 아이-발명왕 장영실’은 조선 세종 시대에 활약했던 발명가 장영실의 삶을 다룬 가족극. 연극 무대의 한계를 넘어서는 3차원(3D) 영상과 국악 라이브 연주 등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다양하다. 장영실이 물시계 등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과정과 관노의 아들이라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꿈을 키워간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

○ 단순한 전기가 아닌 팩션 모험극

어릴 때부터 뛰어난 재주를 보인 위인전이라면 지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은 물시계의 발명을 둘러싼 음모와 장영실의 모험에 초점을 맞춰 흥미진진하다.

물시계의 완성으로 시간을 관리하던 12지신 중 유신(닭)은 자신의 입지가 약해질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부하들과 음모를 꾸미게 된다. 이들은 물시계의 핵심 부품인 시패인형을 훔쳐 달아난다. 장영실과 나머지 11지신은 시패인형을 되찾기 위해 유신을 추격해 새벽성에서 결투를 벌인다.

결국 유신의 성에서 3개의 알을 발견한 장영실은 지혜롭게 주문을 풀어 이 알에서 잃어버린 시패인형을 찾고, 물시계를 작동시킨다.

○ 3차원 영상으로 연극 한계 뛰어넘은 시각 효과

이 작품은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대형 3D 영상이 도입돼 사실적인 묘사가 뛰어나다. 왕궁, 고향 마을 등 주요 배경이 3D 영상으로 표현되어 무대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측우기와 물시계 등 장영실의 발명품과 제작과정 등도 3D 영상으로 일부 그려진다. 자격루를 둘러싼 모험의 소재가 되는 12간지나 사자성어들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이해력이 높아지는 교육적 효과도 있다.

○ 흥겨운 국악과 관객과의 쌍방향 소통

음악은 공연 현장에서 국악 라이브로 연주된다. 해금과 장구, 북 등 전통악기 연주를 통해 조선 시대라는 배경과 모험극의 분위기가 한층 더 생동감 넘친다.

또한 관객은 단순히 바라보기만 하는 대상이 아니다. 장영실 일행과 유신 세력이 싸우는 새벽성의 결투 장면에서는 관객이 적극 참여해야 극이 진행된다. 관객은 무대 위의 배우들을 향해 오재미를 던지고 장영실 일행과 함께 마법의 주문을 외움으로써 극에 깊숙하게 관여한다. 전통극의 요소인 마당극적인 요소를 재현하려는 시도다.

5세 이상. 11월 4∼7일 오후 7시 반, 8일 오전 11시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상상나눔씨어터 1만5000원. 02-741-2002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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