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10월 14일 08시 0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영어사전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 단어들이다. 가수들의 이름에 사상이나 주의를 나타내는 접미사 ‘-ism’, 또는 형태나 느낌을 나타내는 형용사형 접미사 ‘-ish’ 등이 붙은 이들 단어들은 영어사전을 뒤지는 것보다 TV쇼나 뮤직비디오를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비, 이효리, 이민우 등 가요계의 주류를 형성하는 스타들이 잇달아 ‘자아’를 선언하고 나섰다. 과거엔 ‘OO의 황제’ ‘OO의 여왕’ 등을 비롯해 ‘킹’ ‘퀸’ ‘황태자’ ‘요정’ 등 주로 군주의 칭호를 붙이는 것과 달리,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 아이덴티티를 음악과 접목시키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단순히 음악 외에 스타일과 말, 행동 등 대중에게 보여주고 들려주는 모든 것을 남과 차별화시키려고 한다는 것.

이효리는 7월, 2년여 만에 3집을 발표하면서 앨범 제목을 ‘잇츠 효리시’(It's Hyorish)로 정했다.
이효리 소속사 엠넷미디어에 따르면 ‘효리시’에는 ‘효리만의’, ‘효리다운’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효리 역시 3집을 통해 ‘어느 누구’와도 다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색깔과 매력을 발산하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그런 의지를 상징하듯 앨범 머리곡도 ‘천하무적 이효리’였고, 다른 가수들과의 비교를 거부했다.
이효리는 지난 해 초 소속사를 옮기고 처음 발표했던 디지털 싱글에서 미디엄 템포와 발라드를 선보이면서 ‘효리다움’에 다소 갈등을 겪고 있음을 음악적으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3집에서 다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감과 동시에 ‘효리시’라는 말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결국 ‘효리시’라는 자존심과 자신감의 표현으로 맹활약한 결과 한국음악산업협회 7월 음반판매량 1위는 물론, SBS ‘인기가요’에서 ‘유-고-걸’ ‘헤이 미스터 빅’ 두 곡이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2003년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15일 5집을 발표하는 비는 앨범 제목을 ‘레이니즘’으로 정했다. 타이틀곡 역시 ‘레이니즘’이다.
비 소속사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레이니즘’이란 레인, 즉 비가 지향하는 가치다 이는 이번 앨범을 통해서 비의 의지와 생각 등을 보여준다는 의미다. 자신을 가수로 데뷔시킨 박진영에서 독립해 본인의 레이블을 설립한 후 내는 첫 앨범이어서 ‘레이니즘’이란 신조어가 한층 강하게 다가온다. 비는 음반을 직접 총괄 프로듀싱하는가 하면 7곡을 만들어 자신만의 음악적 정서와 추구하고자 하는 스타일을 음악에 담았다. 비의 5집은 이미 10만 장의 선주문을 기록했고, 앨범발표에 앞서 공개한 수록곡 ‘러브 스토리’도 하루만에 싸이월드 음악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대박’을 예고했다.

자신의 이름과 캐릭터를 브랜드화 시킨 첫 주자는 그룹 신화 출신의 이민우다. 2003년부터 솔로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이민우는 ‘신화 멤버 이민우’와의 차별화를 위해 ‘M’이란 예명을 사용했다.
솔로 활동을 할 때 자작곡을 선보이며 프로듀서로 성장하던 이민우는 2007년 7월 3집 ‘엠 익스플로러’를 발표하면서 ‘M 스타일’이란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과 춤 등을 선보였다. 특히 같은 해 ‘엠 라이징’이란 레이블도 직접 설립해 독립성을 꾀했고, ‘울프 엠’이란 패션 브랜드도 런칭하면서 ‘엠 스타일’을 보여주고 트렌드를 이끌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M’만의 엔터테인먼트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3집 타이틀곡 ‘엠 스타일’에서 ‘느껴봐 엠 스타일로/즐겨봐 엠 스타일로’로 ‘엠 스타일’대로 놀아볼 것을 권한다.
레이니즘이나 효리시, 엠 스타일 등 자신의 개성을 브랜드화시킨 스타들은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고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비는 “내 무대에서만큼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또 그만큼 내 무대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관련기사]이효리, 3집 제목은 ‘잇츠 효리시(Hyorish)’
[관련기사]‘비’ 드디어 왔다…‘컴백쇼’ 녹화, 5집 본격활동
[화보]‘It’s Hyorish’ 이효리 컴백, 무대도 ‘Hyorish~’
[화보]비 ‘Summer Vacation with RAIN’ 팬미팅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