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영화 떠올리면 오페라 음악도 금세 친해지죠

  • 입력 2008년 10월 10일 02시 54분


영화속 아리아 새 음반 낸 신영옥 씨

“영화음악 하면 전부 팝송인 줄 아는데 그렇지 않아요. 잊혀지지 않는 영화 속 명장면을 떠올린다면 잘 모르던 오페라 음악도 금세 친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프라노 신영옥(48·사진) 씨가 영화에 삽입된 오페라 아리아를 모은 새 음반 ‘Cinematique’(유니버설)를 냈다.

이 음반에는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한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영화 ‘미션’의 테마 ‘넬라 판타지아’,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의 ‘달에 부치는 노래’(드보르자크 오페라 ‘루살카’ 중),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에 삽입돼 복수심을 표현했던 비발디의 칸타타 ‘왜 나의 슬픔 외에는 원치 않는가’ 등 영화 주제곡 13곡이 담겼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의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해 온 신 씨는 그동안 성가곡집, 캐럴음반을 내고 노르웨이 뉴에이지 그룹 ‘시크릿가든’과의 협연 등 다양한 크로스오버를 시도해 왔다. 그러나 로버트 새딘이 지휘하는 뮤지카 아에테나 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한 이 음반은 영화 주제가지만 정통 클래식 오페라곡과 민요로만 꾸몄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집의 아래층에 16개 스크린이 있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있어요. 영화 시사회도 자주 열려 창문을 열면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걷는 걸 구경할 때도 많죠. 평소에도 영화를 많이 보지만, 녹음 전에 옛 영화까지 다시 꺼내 보면서 감동을 다시 느껴 보았습니다.”

신 씨는 ‘인생은 아름다워’에 삽입된 호프만의 ‘뱃노래’를 부르면서 나치 수용소에 갇힌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코믹하게 걸어가면서 죽음을 맞는 장면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편지의 이중창’은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교도소 안의 죄수들을 음악의 충격으로 얼어붙게 만들었던 곡이다.

신 씨는 드라마 ‘천추태후’의 주제곡을 녹음하고, 내년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재개관 기념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 역을 맡는 등 국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최근에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과 청계천 하이서울페스티벌 개막축제에서도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 속 오페라 아리아로 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가을밤 청계천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무척 편안해 보였다”며 “나도 20대였으면 연인과 함께 물가에 앉아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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