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화려… 정교… 황홀한 유럽 보석장식들

  • 입력 2008년 6월 20일 03시 01분


덕수궁미술관 ‘까르띠에 소장품展’

고풍스러운 덕수궁과 화려한 보석. 예상치 않은 만남은 늘 신선하다.

서울 덕수궁 내 덕수궁미술관에서 7월 13일까지 계속되는 ‘까르띠에 소장품전’. 전시장에 들어서면 보석을 좋아하는 데 남녀노소가 따로 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특히 호기심 가득한 남성들의 눈길이 인상적이다.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보석은 아쿠아마린이다. 바닷물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아쿠아마린은 그 시원함과 투명함 때문에 남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보석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럼, 여성들이 가장 사랑하는 보석은 무얼까. 역시 다이아몬드다. 깨끗하고 화려한 다이아몬드는 여성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남녀가 공통으로 꼽는 최고의 콤비 보석은 다이아몬드와 오닉스. 모던하면서도 깔끔하게 조화를 이루는 이들은 언제 보아도 늘 새로 완성된 작품처럼 매력적인 만남을 보여준다.

루비는 정열적인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석이다. 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리더십과 성취욕이 강한 사람들이 루비를 좋아한다고 한다.

지적 욕구가 강한 사람은 감람석을 선호한다. 약간 탁한 녹색 혹은 풀색을 띠고 있는 감람석(페리도트)은 튀지 않는 것을 좋아하고 지적 욕구가 강한 이들이 좋아하는 보석이다.

이번 ‘까르띠에 소장품전’엔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왕실 중심으로 시작된 까르띠에의 역사와 함께 당시 유럽 장식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보석 장식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도 재미있다. 왕위를 포기한 윈저공의 러브스토리,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게 복원된 인도 마하라자 목걸이, 팜파탈 여배우 마리아 펠릭스의 악어 목걸이, 기념비적인 달착륙선 모형과 칸영화제 황금가지 등등.

악어 목걸이는 마리아 펠릭스가 실제 살아있는 어린 악어 2마리를 갖고 와서 주문한 작품이다. 사연도 사연이지만 그 화려함과 정교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두 마리 악어를 연결하여 착용하도록 되어 있다. 잠금 장치와 연결 장치 부분이 교묘하면서도 완벽하게 감춰져 있다. 이를 하나씩 분리하면 두 마리의 악어 장식품으로 변한다.

마치 살아 있는 한 마리의 악어 같다. 이는 동일한 밝기와 색상을 가진 옐로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로 제작했기 때문이다. 동일한 밝기와 색상의 보석을 구한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유럽 장식미술과의 만남. 그건 덕수궁과 보석의 만남처럼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1588-7890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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