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만종’이 울린다…예술의 전당 ‘오르세 미술관전’

  • 입력 2007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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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1857∼59년),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의 반 고흐의 방’(1889년), 에두아르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1866년) 등 근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한국에 온다.

에드가르 드가의 ‘오페라좌의 관현악단’(1868∼69년), 베르트 모리조의 ‘요람’(1872년) 등도 함께 온다.

이 명작들이 한국으로 오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 예술의 전당이 21일∼9월 2일 마련하는 ‘오르세미술관전-만종과 거장들의 영혼’에서 이들을 볼 수 있다.

전시작은 모두 44점.

오르세미술관은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곳으로 인상파 걸작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전시 비용은 35억∼40억 원. 전시작들의 전체 보험가는 8000억 원이며 프랑스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만종’의 보험가만 1000여억 원이라고 전시 주관사인 지엔씨 미디어의 홍성일 대표가 밝혔다.

한국에 잘 알려진 ‘만종’은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삶과 노동에 대한 경건함을 종교적 아우라를 보태 묘사한 작품이다. 기도하는 부부의 뒤에서 비쳐 오는 황혼의 빛이 후광 효과를 내 신비를 더한다. 밀레의 영향을 받은 고흐는 “우리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준 진정한 현대적 화가는 마네가 아니라 밀레”라고 평하기도 했다.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은 공간과 배경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인물을 내세운 점에서 모더니즘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소년이 왼발을 앞으로 내딛는 자세도 기존 화법을 거부한 것이다. 이 그림은 1866년 파리의 살롱전에서 낙선해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비평가였던 에밀 졸라는 심사위원에게 항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아를의 반 고흐의 방’은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여 주기 위해 그린 자신의 방이다. 가구나 그림의 배치가 기존 원근법을 따르지 않았다. 현실을 모방하지 않고 작품을 또 다른 유기체로 보겠다는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아를은 고흐와 고갱이 두 달간 화가 공동체를 꿈꾸며 같이 살면서 갈등을 빚었던 도시. 자화상이 자신과 닮지 않았다는 고갱의 말을 들은 고흐가 한쪽 귀를 자른 사건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 해변에서’(1891년)는 고흐의 자살 이후 타히티로 옮긴 작가가 원시의 느낌을 원색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림은 단순히 외부의 표현이 아니라 작가의 주관과 기억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반영돼 있다.

점묘주의 이론을 가장 충실하게 따르는 작품인 ‘우물가의 여인들’(폴 시냐크·1892년), 일상 소품을 변형해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낸 ‘M 부인의 초상’(앙리 루소·1896년), 그리스신화를 환상적인 시로 표현한 ‘오르페우스’(귀스타브 모로·1865년) 등도 선보인다.

전시에는 최초의 예술사진가로 평가받는 에드워드 스타이컨의 작품 등 회화와의 접목을 시도한 사진 30점도 따로 선보인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도 하루 세 차례(월 화 수 금요일) 열린다. 어린이 7000원, 청소년 9000원, 어른 1만2000원. 02-322-0071

허 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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