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전막후]체호프 연극 ‘갈매기’ 무대

  • 입력 2007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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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 연극 ‘갈매기’에 등장하는 박제 갈매기(위)와 죽은 모습의 갈매기. 사진 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안톤 체호프 연극 ‘갈매기’에 등장하는 박제 갈매기(위)와 죽은 모습의 갈매기. 사진 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호수’ 보러 오세요.

15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갈매기’의 진짜 주인공은 무대다. 아니 물이다.

‘갈매기’를 연출한 러시아 출신의 거장 연출가 카마 긴카스 스스로도 “이번 ‘갈매기’의 진짜 주인공은 배우가 아니라 호수”라고 말했을 만큼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매혹적인 호수를 무대 위에 재현하는 데 가장 중점을 뒀다.

이 연극에서 물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무대 자체다. 실제로 관객이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거대한 호수 무대. 물이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무대로 쓰이는 것은 국내 연극 사상 ‘갈매기’가 처음이다.

무려 20t의 물이 들어가는 이 호수 무대에서 배우들은 실제로 들어가 수영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배우들이 수영을 하는 무대 앞쪽 호수에는 내내 온수를 틀어 준다. 한 번에 쓰이는 물이 20t이지만, 매일 물을 새로 갈아야 하기 때문에 전체 공연 기간 동안 총 280t의 물이 소요되는 셈이다. 한 번 무대에 물을 채우는 데 소요되는 시간만 1시간이다.

사계절이 배경인 이 연극에서 겨울인 3막부터 4막으로 넘어가는 순간에는 사실감 넘치는 계절 표현을 위해 물의 양도 줄어든다. 그래서 1막보다 수면이 7cm 정도 내려간다.

무대 위 호수를 만들기 위해 연출가는 오케스트라 피트석은 물론 객석 일부까지 무대를 넓히는 바람에 제작사는 1층 600석 중 200석에 가까운 좌석을 포기해야 했다.

또한 밀도 높은 관람을 위해 관객들이 가까이서 공연을 봐야 한다는 연출가의 주장에 따라 3층 객석의 표는 팔지 않는다. 결국 1000석 규모인 LG아트센터의 좌석이 이번 공연만큼은 660석 규모로 줄었다. 전석 6만 원. 25일까지. 02-2005-0114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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