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2월 28일 02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네 악동, 마침내 빌보드 차트를 뒤덮었다. 2년 만에 발표한 이들의 신곡 ‘디스 에인트 어 신, 이츠 언 암스 레이스’가 발매 첫 주 싱글차트 2위에 올랐고 이 곡이 담긴 새 앨범 ‘인피니티 온 하이’ 역시 앨범차트 1위를 차지했다. 힙합으로 물든 미국 팝 시장에 공식 데뷔 2년 만에 우뚝 선 ‘폴 아웃 보이’. 새로운 록 스타의 출현인가. 그러나 e메일로 만난 보컬 패트릭 스텀프(23)는 인터뷰 내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우리는 ‘록 밴드’예요. 록이라는 뿌리 위에 펑크, 팝 등을 섞어 기존 펑크의 틀을 깨고 싶어요. 라이벌은 ‘그린데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하지만 솔직히 그들을 뛰어넘는 록 밴드가 되고 싶어요.”
2집의 성공에 대해 묻자 그는 역시 ‘음악’을 꼽았다. 리듬앤드블루스로 시작해 펑크로 마무리 짓는 ‘디스 에인트…’는 펑크록의 변종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지난해 11월 MTV 뮤직비디오 어워드에서 처음 공개했는데 반응은 좋았지만 이렇게까지 차트를 휩쓸 줄 몰랐어요. 사실 이 음악은 의미 없는 싸움에 대한 얘기인데 저녁 메뉴를 두고 여자친구와 다투는 것부터 시작해 사회에서 겪는 수많은 경쟁까지…. 나중엔 싸움 자체가 목적이 될 정도로 커지는데 왜 우리가 이런 싸움들로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더군요.”
이들은 2005년 발표한 데뷔 음반 ‘프롬 언더 더 코크 트리’부터 ‘그린데이’, ‘블링크182’ 등 선배 펑크록 밴드와는 달리 팝적인 부분을 부각했다. 2집에서도 래퍼 제이지, 흑인 프로듀서 베이비페이스 등 록 밴드로서는 이례적으로 흑인 뮤지션들과 작업을 했다. 물론 골수 펑크록 마니아들의 비판을 받았다.
“사실 저항이나 사회의식이 없고 마냥 가벼워 보인다는 지적을 받아요. 하지만 ‘그린데이’ 이후 펑크음악이 수면 위로 올랐을 뿐 여전히 후배 펑크 밴드들의 시선은 날카롭거든요. 그보다 우리는 좀 더 멋진 음악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싶었죠. 그래서 흑인 뮤지션과 함께 작업을 한 것이고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답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인기 밴드의 보컬로서 고민도 나타냈다. 그러나 “음악인들이 진지함을 잃지 않고 음악을 한다면 10년 후 2007년 발매된 음반 중 명반이 적어도 한 장은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2집으로 확실히 신고식을 치른 ‘폴 아웃 보이’무대에서 난리법석을 피우는 이 악동들은 실제 어떤 청년일까. 패트릭의 답은 간단했다.
“무대만 내려오면 우리는 아주 평범한 시카고 청년이에요. 다만 피트 웬츠(베이스)는 달라요. 그는 늘 잡지의 가십난에 오르내리죠. 파티에 가서도 우리는 조용히 맥주를 마시는데 그는 어느새 멋진 여자들을 양옆에 끼고 나타나요. 술 마실 손이 부족할 정도로. 하하.”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