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외국문화원,또하나의 ‘문화창고’

  • 입력 2007년 2월 10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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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곳곳에 있는 각국의 문화원에서는 어학강좌는 물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과 취미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위부터 프랑스문화원, 일본공보문화원, 독일문화원.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서울 시내 곳곳에 있는 각국의 문화원에서는 어학강좌는 물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과 취미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위부터 프랑스문화원, 일본공보문화원, 독일문화원. 동아일보 자료 사진
《‘르누아르의 방’.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주한 프랑스문화원 지하에 있는 간이영화관의 별칭이다. 프랑스 영화감독 장 르누아르의 이름을 딴 이곳의 정식 명칭은 ‘르누아르 영화관’. 배창호 감독은 청년 시절 이곳에서 16mm 흑백 필름을 보며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시인 김광규, 화가 김점선, 연극연출가 고금석, 영화감독 이장호 씨 등은 독일문화원을 찾아 유럽문화에 대한 갈증을 달랬다. 해외여행과 연수가 보편화되면서 주한 외국문화원의 역할은 크게 바뀌었다. 해당국의 고급 문화와 만나는 창구의 성격이 퇴색한 대신 외국어 교육 및 유학정보 제공 기능이 부각됐다. 과거와 같은 희소가치는 줄었지만 외국문화원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어학 공부는 물론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다.》

○ 외국어를 배우고 싶다면

영어 종주국답게 영국문화원의 어학 프로그램이 가장 알차다. 성인 대상의 ‘정규회화코스’ ‘특별코스’ ‘토요 집중 비즈니스 코스’는 물론 어린이를 위한 과정도 있다. 일반 사설학원에 비해 수강료는 다소 비싸지만 실력이 검증된 원어민 강사가 강점으로 꼽힌다.

프랑스문화원의 어학교육기관인 ‘알리앙스프랑세즈’는 프랑스어를 배우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꼽힌다. 문법, 회화, 통역, 번역, 실무불어 등 100여 개의 강좌가 있다.

일본공보문화원의 일본어 강좌와 중국문화원의 중국어 강좌(사진)도 강의 수준이 높기로 정평이 나 있다.

사설학원에서는 배우기 힘든 아랍어와 터키어 등을 익힐 수 있는 곳도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이슬람교중앙회는 매년 세 차례 4개월 코스의 아랍어 무료강좌를 열고 있다. 터키이스탄불문화원에서는 터키어를, 이스라엘문화원에서는 히브리어를 배울 수 있다.

○ 해외 문화에 목마르다면

각국 문화원은 시중에서 접하기 어려운 음악 및 영상 자료 등을 구하는 데도 적격이다.

프랑스문화원은 영화를 통한 문화 홍보에 적극적이어서 일반인에게 친숙하다. 감미로운 샹송음악을 즐기기 좋고, 르누아르 영화관에서는 매월 10편 정도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괴테 인스티투트’로 불리는 독일문화원은 1만2000여 종의 서적과 DVD, 음반 등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1970년대만 해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故) 백남준 씨의 예술세계를 감상할 수 있던 곳도 독일문화원이었다.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통영과 서울을 오가며 순회공연을 열 예정이다.

이탈리아문화원에는 패션과 건축 분야의 서적이 풍부하다. 디자인, 요리, 음악 등을 배우기 위해 이탈리아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유학 상담도 실시 중이다.

○ 전시도 보고 취미도 즐기고

포르투갈문화원(사진)에 가면 복도에서 전통 토기와 악기, 인형 등을 볼 수 있다. 50평 정도의 아담한 공간에는 작은 도서관과 강의실도 있다. 연회비 1만 원을 내고 회원이 되면 각종 서적과 시청각 자료를 빌릴 수 있고 문화원 행사에도 초대받는다.

몽골문화원은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와 전통의상인 ‘델’, 말 모양의 현악기인 ‘머링호르’를 전시한다. 몽골 여행자에게는 현지 유목민 가정에서의 홈스테이를 주선해 준다. 주말이면 몽골인 필리핀인 이란인 등이 모여들어 외국인 노동자들의 사랑방처럼 바뀐다.

중국문화원에서는 중국 무술인 태극권과 서예, 요리, 다도, 침술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가 열리고 있다.

프랑스, 중국 요리와 함께 세계 3대 요리라고 주장하는 터키 요리는 터키이스탄불문화원에서 배울 수 있다. 케밥, 필라프, 글레즈(터키식 찌개) 등의 메뉴를 중심으로 매주 월요일 요리강좌를 연다.

성격은 다르지만 경기 고양시의 중남미문화원도 이국적인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중남미에서 외교관 생활을 오래한 이복형 원장 부부가 모은 3000여 점의 중남미 문화유산이 전시돼 있다. 중남미 문화강좌와 요리강좌가 열리고 평일 낮엔 스페인 정식(2만5000원·예약 필수)을 맛볼 수 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각국의 주한 문화원
문화원위치전화번호(02)인터넷 사이트
독일문화원서울 용산구 후암동754-9831www.goethe.de/seoul
영국문화원서울 종로구 신문로3702-0600www.britishcouncil.org
이스라엘문화원서울 강남구 역삼동534-9835www.iscc.co.kr
이탈리아문화원서울 용산구 한남동796-0634www.italcult.or.kr
일본공보문화원서울 종로구 운니동765-3011www.kr.emb-japan.go.jp
중국문화원서울 종로구 내자동733-3011www.cccseoul.org
터키이스탄불문화원서울 강남구 역삼동3452-8182 www.turkey.or.kr
프랑스문화원서울 중구 봉래동317-8500www.franc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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