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40년전 육필편지… ‘같이 내일을 그리던 어제’

  • 입력 200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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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내일을 그리던 어제/김형국 엮음/239쪽·2만 원·시그마프레스

고 이한빈 전 부총리와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가 1960년대 유럽에서 주고받았던 편지를 한데 모았다. 당시 나이 30대 말이었던 이 씨는 스위스 대사였고 30대 초반의 최 씨는 한국일보 독일 특파원이었다.

이들의 편지엔 이역에서 조국과 시대를 걱정하던 젊은이의 열정과 순수가 짙게 배어 있다. 그뿐 아니라 여행 중의 단상, 인생에 대한 사유를 담은 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심도 드러나 있어 흥미롭다. 빛바랜 편지지와 엽서, 만년필로 정성껏 써 내려간 글자 하나하나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육필 편지가 사라져가는 시대, 40년 넘게 편지를 간직해 온 이 전 부총리의 유족과 최 교수는 물론이고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책으로 만들자고 제안한 김형국 서울대 교수 모두에게서 따스하면서도 낭만적인 풍모가 느껴진다.

이번 책에는 옛사람들의 서간 문학 전통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다. “부모의 편지도 보관하지 않고 버리는 자식들도 많다”는 최 교수의 지적이 따끔하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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