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들이 말하는 ‘대박 드라마’…시청률 50%의 법칙

  • 입력 2007년 2월 1일 02시 59분


《‘50(%)의 법칙?’ ‘50의 법칙’이 궁금하다. ‘50의 법칙’은 꿈의 시청률이라는 50%를 넘은 ‘대박 드라마’ 연출자들의 제작 비결이다. 30일 MBC ‘주몽’(월화 오후 9시 55분)이 시청률 50.3%(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한 것에 대해 각 방송사 드라마 PD들은 “각종 매체가 범람한 2000년대에 시청률 50% 돌파는 기적”이라며 이를 위한 제작 노하우를 공개했다.》

○50%의 비밀

뻔한 얘기지만 PD들은 ‘주연의 탄탄한 연기력’, ‘조연 및 감초 연기자의 뒷받침’, ‘치밀한 스토리 전개와 구성력’ 등 기본이 충실해야 20∼30%대가 보장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40%대로 진입하기가 어렵고, 이 과정이 50%로 가는 첫 관문이라고 말한다.

일단 40%에 이르기 위해서는 △독특한 소재와 사회적 이슈를 결합한 콘텐츠 개척 △배우가 아닌 작가 중심의 캐릭터 구축 △복잡한 구조와 인물 등 금기사항의 배제를 꼽았다.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연출한 김윤철 PD는 “친숙한 내용을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유행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경우,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지만 30대 미혼여성의 성과 삶을 담아 유행을 잡아냈다는 것. 여기에 ‘파티시에’라는 직업과 뚱뚱하고 촌스러운 여주인공의 새로움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SBS 김영섭 PD는 “2000년대에는 전문화된 소재와 사회적 이슈가 결합해 신선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 떴다”고 말했다. MBC ‘대장금’의 성공 배경에는 당시 요리와 음식의 유행이 있었고, ‘주몽’은 동북공정 논란이 한창일 때 방영한 것이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SBS ‘청춘의 덫’(1999년·53.1%)을 연출한 정세호 PD는 ‘작가의 힘’을 강조하면서 “캐릭터를 시청자에게 빨리 이해시키고 몰입하게 만드는 힘은 배우의 연기력보다 작가의 표현력에 달렸다”고 밝혔다.

‘50의 법칙’을 금기사항의 배제로 푼 PD도 있다. MBC ‘허준’과 ‘대장금’을 연출한 이병훈 PD는 “마니아나 특정 연령대를 노리지 말고 복잡한 인간관계와 성격을 없애야 한다”며 “스토리 전개 때문에 극적인 장면 연출을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 스타급 주연배우 - 탄탄한 작가

■ 독특한 소재와 사회이슈 결합

■ 보게 되는 심리 이용 + 입소문

○마지막 단계! 외곽을 노려라

방송가에서 말하는 ‘50% 대박’의 임계점은 40%. PD들은 40%에서 50%로 가기 위해서는 드라마 자체보다 외적 요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운현 MBC 드라마 국장은 “40%를 넘기면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할 때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를 이용해 화제가 화제를 낳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자들은 또 주요 시청자인 30대 이상의 중장년층만으로도 40% 이상을 기록할 수 있지만 나머지 10%는 10, 20대를 흡입하는 힘과 ‘사이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몽’의 경우, 홍보자료 작성 시 젊은 시청자의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디시인사이드의 ‘주몽갤’을 참조하거나 기자단을 초청해 ‘엑스트라 체험행사’를 여는 등 ‘입소문’에 신경을 썼다.

하지만 ‘시청률 50%가 작품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김종학프로덕션 박창식 제작이사는 “PD들이 높은 시청률만 염두에 두면 드라마 전체의 흐름보다 한 번만 봐도 눈길을 끌 수 있도록 감각적인 포인트 위주로 구성하게 된다”며 “50%만 좇다 보면 작품의 질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2000년 이후 시청률 50%를 넘긴 드라마

허준(MBC) 63.7%(2000년 6월 27일)

태조왕건(KBS1) 60.2%(2001년 5월 20일)

대장금(MBC) 57.8%(2004년 3월 23일)

진실(MBC) 56.5%(2000년 2월 24일)

야인시대(SBS) 51.8% (2002년 12월 9일)

내 이름은 김삼순(MBC) 51.1%(2005년 7월 21일)

자료: AGB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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