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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17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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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지상파 3사가 방영했거나 방영 중인 드라마 20편에 나오는 등장인물 234명의 배역과 인구학적 속성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폭력의 빈도와 수위가 예사롭지 않았다. 234명 중 폭력에 연루된 인물이 90명(38.5%)였다. 주연급(76명)인 경우에는 남자 70.3%, 여자 59%로 더 높아졌다.
대표적인 가족 드라마인 일일극도 폭력과 무관하지 않았다. 최근 끝난 KBS1 '열아홉 순정'에선 장인(한진희)이 딸과 이혼하려는 사위를 주먹으로 치고 어머니(윤여정)는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구혜선)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내보냈다. 지난해 말 끝난 MBC '얼마나 좋길래'에서도 아버지(김영철)가 딸(조여정)과 딸의 남자 친구(김지훈)를 때리는 장면이 나왔다.
▽상류층은 나쁜 사람들?=캐릭터를 '착하다' '악하다' '복합적이다' 등 셋으로 조사한 결과 등장인물의 61.5%가 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류층 배역(67명)에서 착한 캐릭터의 비율이 44.8%로 평균보다 떨어지는 반면 하류층 배역(39명)에서는 82.1%가 착한 인물로 묘사됐다. 최근 끝난 KBS2 '눈의 여왕'의 김장수(천호진)는 악랄하게 돈을 번 사람으로, 현재 방영 중인 SBS '게임의 여왕'의 강재호(한진희)는 친구의 호텔을 빼앗아 성공하는 냉혈한으로 그려졌다.
학력이나 직업에 따라 캐릭터도 대조를 보였다. '가볍다' '진지하다' '복합적이다' 등 세 캐릭터로 나눈 결과, 직업별로는 생산직(57.1%) 자영업자(54.2%) 무직자(53.8%)가 가벼운 인물로 그려지는 비율이 높았다. 기업 임원과 의사의 진지한 캐릭터 비율은 86.4%와 55.6%로 높았다. 학력별로는 고졸의 경우 진지한 인물이 38.5%에 불과했으나 대졸은 57.8% 대학원 이상은 76.9%로 나타나, 학력이 높을수록 진지한 인물로 표현됐다. 전문가들은 코믹 캐릭터를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순 없으나 사회적 약자일수록 희화화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차별과 저출산 권하는 드라마=성차별 경향은 주연급에서 두드러졌다. 남자 주인공의 직업 1위는 기업 임원(18.9%)이었고 2위는 펀드매니저 등 전문직(16.2%) 3위는 의사(13.5%)였다. 여주인공은 주부를 포함해 직업이 없는 사람들의 비율이 25.6%로 가장 높았고 2위는 사무직(17.9%) 3위가 전문직(15.4%)으로 남성과는 대조를 보였다.
자녀를 많이 둔 가정도 찾기 어려웠다. 기혼자의 경우 자녀가 없거나 외둥이를 둔 비율이 각각 33.8%였다. 자녀를 2명 낳은 기혼자 비율은 21.5%에 불과했다. 이혼한 사람도 자녀가 없는 설정이 39.1%, 외둥이인 경우가 39.2%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 'TV 드라마와 수용자 분석을 통한 저출산 현상 연구'에서 드라마가 젊은 미혼 여성들에게 출산은 나쁜 것이라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자녀 중에 딸이 많은 경향도 드러났다. 결혼한 가정의 경우 딸 1,2명(26.1%)을 둔 비율이 아들 1,2명(15.4%)을 둔 경우보다 많았다. 이혼한 경우도 딸 1명(34.8%), 딸 둘(8.7%)을 둔 비율이 아들 1명을 둔 경우(4.3%) 보다 높게 나타났다. 아들 2명을 둔 사람은 없었다. SBS '눈꽃'의 이향봉 PD는 "말수도 없고 무뚝뚝한 아들은 격한 감정 표현에 어울리지 않아 극적인 전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남원상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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