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폴리탄 오페라 사상 첫 한국인 남녀 주연

  • 입력 2007년 1월 10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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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권위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메트) 역사상 최초로 한국인 남녀가 오페라 주역을 맡는다.

10일 메트가 공연하는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춘희)'에서 각각 주역 비올레타와 알프레도 역으로 등장하는 소프라노 홍혜경씨(47)와 테너 김우경씨(29)가 그 주인공.

홍 씨는 1984년 메트에 데뷔해 그동안 이 극장을 대표하는 주역가수 중 한 사람으로 활동해왔다. 김 씨는 이번 공연이 메트 데뷔로 한국인 테너가 메트 무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7년 메트 역사상 동양인이 한 무대에서 남녀 주역을 맡은 것도 역시 처음이다.

메트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영국 로얄오페라(코벤트가든)와 함께 세계 3대 오페라극장으로 꼽히지만 풍성한 민간의 지원에 힘입어 20세기 중반 이후 사실상 세계 정상의 위치를 고수해 왔다.

'라 트라비아타'는 푸치니 '보엠', 비제 '카르멘'과 함께 오페라 역사상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인기작. 메트에서도 매년 공연되는 간판작품으로 꼽힌다. 이 같은 중요한 공연에서 남녀 주역을 한국인 성악가가 맡았다는 점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비중 있게 소개했다.

홍 씨와 김 씨는 지난해 8월 말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메트의 야외 콘서트 오페라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정서적으로 충만한 아리아를 강렬하게 선사했다"고 홍씨의 열창에 찬사를 보냈으며 "열렬하고도 날카롭게 관통하는 목소리"라고 김 씨의 목소리를 호평했다.

홍씨와 김씨는 메트가 이번 시즌 마련한 15차례의 '라 트라비아타' 공연 가운데 10일 개막 공연을 포함해 총 5차례 남녀 주역으로 등장한다.

메트 측은 두 사람이 주역을 맡은 공연 중 주말인 13일, 27일 공연은 대부분의 좌석이 이미 매진됐으며 다른 날짜도 일부 등급의 좌석은 이미 매진됐다고 밝혔다.

홍 씨는 1984년 동양인 최초로 메트 주역 가수로 데뷔한 뒤 '라 보엠'의 미미, '투란도트'의 리유, '리골레토'의 질다를 비롯한 수많은 배역을 소화해왔다.

이번 공연에서 처음 한국인 테너로 메트 무대에 서게 된 김 씨는 홍 씨와 조수미 신영옥씨, 베이스 연광철씨에 이어 5번째로 메트 무대에 선 한국인이 된다.

한양대 성악과와 독일 뮌헨 음대를 거친 김 씨는 2003년부터 드레스덴 젬퍼오퍼의 주역 가수로 활동하다 지난해 메트의 2006~2007 시즌 데뷔 아티스트로 선발됐다. 2004년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테너로는 처음으로 1위에 입상한 바 있다.

티켓 가격이 200달러(약 19만원) 안팎인 메트 관람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함께 뉴욕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꼽힌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메트 관람과 뉴욕관광을 결합한 관광 상품이 등장할 정도로 뉴욕의 고급문화를 상징하는 코드이기도 하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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