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시대의 아픔을 증언하다… ‘팔레스타인의 눈물’

  • 입력 2006년 9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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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의 눈물/아다니아 쉬불리 등 지음·오수연 옮김/276쪽·9800원·아시아

팔레스타인 문학은 검문소에서 나온다. 어디를 가나 중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키는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고 어디서나 불시에 점령군에게 검문을 강요당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팔레스타인 작가 아다니아 쉬불리의 산문 ‘먼지’에는 ‘그날 저녁 때까지 살 수 있을지도 기약할 수 없는’ 팔레스타인 사람의 일상이 그려져 있다.

‘팔레스타인의 눈물’은 쉬불리를 비롯해 9명의 팔레스타인 작가의 산문 모음집. 팔레스타인 문학을 거의 접할 기회가 없었던 터에 책의 출간 소식은 반갑다. 2003년 이라크전쟁 종군 작가로 파견됐던 오수연 씨가 팔레스타인 시인 자카리아 무하마드를 만나 인연을 맺고 여러 지면을 통해 팔레스타인 문학을 꾸준하게 소개해 온 결실이다.

분쟁지역인 팔레스타인에서 시대의 고난을 가장 예민하게 증언하는 작가들이 보내오는 메시지는 비통하고 절실하다. 수십 년의 망명생활 끝에 돌아온 지식인의 흔들리는 정체성(모리스 바르구티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전쟁으로 인해 인간이 폭력적으로 변모해 가는 모습(핫산 하데르 ‘현실의 파편과 유리조각’)…. 이 책은 안온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세계는 아직도 전쟁 중’이라는 현실을 새롭게 일깨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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