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사탄은 증오를 먹고 산다…‘사탄의 탄생’

  • 입력 2006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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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의 탄생/일레인 페이절스 지음·권영주 옮김/224쪽·1만1800원·루비박스

구약성경에는 천사들이 자주 등장하는 반면 사탄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사탄은 1세기 들어 예수의 추종자 및 유대교 일부 집단들 사이에서 그 존재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미국 종교학자인 저자는 복음서를 쓰인 순서대로 연구하면서 기독교 전통 안에서 사탄에 대한 개념이 어떻게 진화돼 왔는지를 분석했다. 사탄은 이전에도 곧잘 신학적, 심리학적 연구의 대상이었지만 이 책은 사탄의 사회적 함의에 초점을 맞췄다. 사랑을 강조하는 종교가 이스라엘과 레바논 전쟁에서처럼 어떻게 현실 속에서 증오와 공존하는지를 보여준다.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대개의 사람들은 우리를 ‘인간’, 타자를 ‘비인간’과 동일시해 왔다. 저자는 서양 기독교 전통이 ‘자신의 적을 부각시키기 위해 사탄을 인용해서 갈등에 윤리적, 종교적 해석을 부과’하는 새로운 특징을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그 같은 윤리적 해석이 증오, 때로는 대량 학살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쓰인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원제 ‘The Origin of Satan’(1995년).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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