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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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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생기 가득한 새봄을 맞이하는 이때 ‘춤추는 물고기’를 펼쳐 드는 건 큰 기쁨이다. 30여 년간 오로지 물고기 연구에 전념해 21종의 신종을 찾아낸 저자가 쓴 이 책에는 우리 민물고기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겨 있다. 또한 우리 물고기를 체계적이고 친절하게 안내하면서 하천 생태계에서의 생물 상호 간 관계의 이해를 통해 자연스레 자연보호정신을 일깨워 주는 자연학습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우리나라 강과 저수지에 사는 100여 종류의 물고기를 사는 지역에 따라 종을 나눠 설명해 준다. 첫 장에는 물고기에 관한 기초적인 과학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저자는 이어서 하천 상류에서 하류로 이어지며 서식처 환경에 따라 오랜 기간 적응해 온 각양각색 물고기의 하천살이를 그림을 곁들여 쉽게 설명해 준다.
하천의 중상류 수역은 금강모치, 쉬리, 돌상어, 배가사리 등 한국 고유종의 서식 비율이 높고 산천어, 열목어 같은 북방계 냉수성 어류가 서식하는 소중한 생태계다. 특히 열목어는 수십만 년 전 빙하기에 시베리아에서 남하해 온 빙하기 유물종이다.
하천의 중하류에 접어들면 유속이 느려져 모래와 개흙으로 된 바닥에 수초도 번성한다. 민물조개와 공생 관계에 있는 납자루 같은 물고기가 특히 주목된다. 이 물고기는 민물조개 출수공에 산란한다. 알에서 부화한 연약한 치어는 조개 속에서 일정 기간 보호받게 되고 조개는 납자루의 이 산란 틈을 이용해 자기의 유생을 물고기 몸에 부착시켜 일정 기간 기생생활을 거치게 하는 공생 관계를 유지한다. 물고기가 살기 위해서는 깨끗한 물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잘 짜인 먹이사슬과 공생 관계까지 갖춰져야 한다는 생태계의 오묘함을 엿보게 해 주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에는 200여 종의 민물고기가 있고 그 가운데 50여 종은 우리 하천에만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이다. 고유종은 학술적으로나 유전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은 국가적 자연 보물이다. 이 책은 이들 고유종 물고기의 생김새, 서식처, 먹이, 산란 습성 등을 간결하게 정리해 준다. 저자는 아울러 블루길, 배스, 떡붕어 등 대표적 외래어 11종의 모양, 원산지, 도입 시기, 서식 상태를 사진과 함께 정리해 외래종에 대한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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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물고기’는 민물고기의 종류와 생활 모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물고기들의 사진도 선명하고 아름답다. 아이들과 함께 보면 아이들이 자연스레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생태 사진이 너무 확대된 탓에 각각의 종에 대한 지면 할애가 제한돼 퉁가리와 자가사리의 살인적인 독침, 고양이의 눈을 닮은 꾸구리의 눈 등 흥미로운 내용이 좀 더 풍부하게 다루어지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손영목 사단법인 민물고기 보존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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