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어, 내가 어른이 돼버렸네” 피터의 기묘한 몽상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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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의 기묘한 몽상/이언 매큐언 글·앤서니 브라운 그림·서애경 옮김/196쪽·7500원·아이세움(초등 5년∼중2년생)

공상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 있을까.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나도 모르는 초능력이 있을 거다’ ‘실은 내가 먼 나라 공주일 거다’라는 등의 생각이 한 번씩 자리 잡는다. 대개 지금과는 다른 ‘특별한 나’를 꿈꾼다.

이 책의 피터도 그렇다. 이름도 흔하고 외모도 평범하지만 상상 속에서 피터는 온갖 모습으로 변신해 특별한 무엇이 된다. 느긋하게 잠자는 고양이를 샘내다 자신이 고양이가 되고, 시끄럽게 우는 갓난아기를 미워하다 아기와 몸이 뒤바뀐다. 하루아침에 어른이 되기도 한다.

영국의 부커상 수상작가인 이언 매큐언(57)이 보여 주는 것은 풍요로운 상상을 통해 소년이 성장해 가는 모습이다. 뛰어난 이야기꾼답게 매큐언은 화려한 문체에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담는다. 피터는 제 몸을 찾게 된 고양이가 조용히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고 죽음에 대해서 고민해 본다. 어른이 된다는 데 막연하게 두려움을 느꼈지만 청년이 되어 보니 어른이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는 무엇이 있음을 알게 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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