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파란-초록개미가 말을 하게 됐는데…‘개미’

  • 입력 2005년 10월 22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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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위베르 니쌍 글·크리스틴 르 뵈프 그림·유정애 옮김/80쪽·6500원·현암사(초등 1년∼성인)

개미들이 말을 하게 됐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개미’는 짧은 이야기다. 그러나 주제는 묵직하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도 읽고 생각해 볼 만하다.

파란 개미와 초록 개미가 있다. 어느 날 개미들이 마법에 걸려 사람 말을 하게 됐다. 처음엔 신기해서 종일 수다만 떨었다. 문제는 그때부터다. 파란 개미와 초록 개미는 만날 때마다 싸우기 시작했다. 감정 상하게 하는 말을 주고받았다. “말이 생기기 전에도 개미들은 분노를 느낀 일이 있었을 거야. 그러나 가벼운 떨림이 몸을 스쳤다가 사라지는 게 고작이었어. 지금은 말을 씀으로써 감정을 더 부풀리게 되었어.” 그렇게 감정이 커지다가 결국 전쟁을 벌이고 다 죽어버린다. 파란 개미와 초록 개미가 이제는 세상에 없는 이유다.

추울 때 “나 추워”하면 몸으로 느끼는 추위가 말 때문에 더 생생해진다. 배고픔, 사랑, 분노 등의 감정도 마찬가지다. 언어는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상대의 생각을 이해하는 중요한 도구이지만, 한편으로 마음을 다치게 하고 분쟁을 빚기도 한다. ‘개미’ 이야기는 언어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해 보도록 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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