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高銀 아쉽다… 한때 노벨 문학상 수상 유력說 돌아 기대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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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밤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를 앞두고 유력 수상후보로 거론된 고은 시인의 경기 안성시 자택 앞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취재진. 안성=신원건  기자
13일 밤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를 앞두고 유력 수상후보로 거론된 고은 시인의 경기 안성시 자택 앞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취재진. 안성=신원건 기자
13일 오후 8시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 순간, 경기 안성시 대림동산에 있는 고은 시인의 자택은 조용했다. 거실 불만 켜져 있었고 2층 방은 다 불이 꺼져 있었다. 고은 시인이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낮부터 집 앞에 진을 치고 있던 100여 명의 국내외 취재진 속에서도 아쉬움의 탄성이 나왔다.

고은 시인의 부인 이상화(영문과) 중앙대 교수는 “선생님이 서울에 가셨다가 10분 전 들어오셨다”면서 “선생님은 초연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은 시인의 휴대전화는 하루 종일 통화가 되지 않았다. 발표가 난 뒤에도 그는 취재진 앞에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동네 어귀에서 노벨상 수상 축하 잔치를 준비하던 동네 주민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 이영란(52·여) 씨는 “우리 마을에서 노벨 문학상 작가가 나오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출판계도 아쉬워하는 표정이다. 2002년 ‘고은 전집’(전 38권)을 펴낸 김영사는 지난해 고은 시인의 영어 홈페이지(www.koun.co.kr)를 만들었으며, 13일 오전엔 외국 언론사에 제공할 고은 시인 소개 영문 보도자료와 CD를 준비하는 등 한껏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김영사 박은주(朴恩珠) 대표는 13일 밤 “어차피 작가들의 작품은 해가 갈수록 쌓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수상 가능성은 계속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다.

올해는 고은 시인의 수상 기대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2년 전에 이어 수상후보로 거론된 데다 지난주 로이터통신은 고은 시인이 두 번째로 유력한 수상후보라고 보도했다. 고은 시인이 한 해의 3분의 1 이상을 해외에서 지내며 현지에서 열리는 시낭송회와 문학강연회 등에 활발하게 참여해 왔으며, 7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작가대회의 남측 단장을 맡은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안성=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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