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JK김동욱, ‘소몰이 창법’ 가을 女心속으로

  • 입력 2005년 9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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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컬처피아
사진 제공 컬처피아
《‘우우우∼ 워우워어∼’ 남자라면 노래방에서 한 번쯤 이렇게 흐느껴본 추억이 있을 것이다. 목소리에 잔뜩 힘을 주고 최대한 터프하게 노래할 때면 여성들은 “오빠”라고 외치며 분위기에 빠져든다. 흑인 솔 가수들이 노래를 부를 때 ‘워우워’ 하며 흐느끼는 이른바 ‘소몰이 창법’은 인터넷에 ‘소몰이 창법으로 노래 부르는 법’이라는 글들이 오를 만큼 인기다. 한국판 ‘소몰이 창법’의 주인공인 가수 임재범(42)과 JK김동욱(30)이 같은 시기에 활동을 재개한다. ‘워우워’ 흐느끼기에 가장 적합한 계절인 가을, 두 가수는 여심(女心)을 사로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임재범, 내달 28일부터 콘서트 “공연취소 없어요”▼

26일 오후 임재범을 만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로 달려갔다. 그는 “아휴, 숨 좀 돌리고 인터뷰 하세요”라는 여유 섞인 인사를 건넸다. 임재범은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내 돔아트홀에서 열리는 공연을 통해 활동을 재개한다. ▽임재범=지난해 데뷔 18년 만의 첫 콘서트 때 무대로 올라가는데 그렇게 떨려본 적이 없었어요. 그때는 대형 공연장이라 소리가 ‘웅웅’ 거려서 이번에는 중간 규모 공연장을 택했어요. 팬들이 공연을 보고 돌아갈 때 제 ‘소리’만 담아가게 하고 싶어서요.

―지난해 12월에 ‘연말 콘서트’를 이틀 앞두고 돌연 필리핀으로 출국해 공연이 취소됐죠. 이번에도 팬들이 “정말 공연 하는 거야?”라고 의심을 하던데요.

▽임=팬들에게 정말 죄송하게 생각해요. 이제 저도 결혼해서 애 아빠가 되니 더욱 책임감을 느낍니다. 언제까지나 방황하는 ‘보헤미안’ 인생을 살 수 없잖아요. 이번엔 제가 직접 팬 사이트에 들어가서 ‘진짜 공연해요’라고 글을 남겼어요.

임재범은 1991년 솔로 앨범 ‘이 밤이 지나면’을 통해 솔 창법을 하는 로커로서 인기를 얻었다. 그 후 ‘사랑보다 깊은 상처’(1997), ‘너를 위해’(2000) 등 발라드 곡을 히트시키며 발라드 가수로 변신했다. 이번 콘서트의 제목은 ‘사랑 저편에…’로 과거, 현재, 미래의 사랑을 19곡의 노래로 표현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의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이번만큼은’과 ‘프라그 레미니센스’란 곡을 불렀다. 이번 공연이 끝나면 한국 전통 음악을 접목시켜 6집을 만들 예정이다.

▽임=발라드 곡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지만 전 아직도 록 음악을 불러야만 목에 있는 앙금이 걸러지는 것 같더라고요. 다만 어떤 음악을 하든지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듣고 편안히 쉴 수 있었으면 해요.

▼JK김동욱, 1년만에 3집앨범 내놔 “목소리 힘 뺐어요”▼

강병기 기자

▽JK김동욱=최근에 어떤 분이 제 목소리를 듣고 ‘목에 털이 난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말에 어찌나 상처를 받았는지…. 그래서 그런지 3집은 지금까지 ‘소몰이 창법’의 제 모습과는 좀 다를 겁니다.

‘포스트 임재범’이라 불리는 가수 JK김동욱. 27일 1년 만에 발표한 3집에서 그는 목소리에 힘을 뺐다. 건조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노래에 통기타와 피아노 연주를 입혔다. 이쯤 되면 3집 음반의 제목을 쉽게 맞출 수 있다. 바로 ‘어쿠스틱’이다.

▽JK=원래 봄을 겨냥한 앨범이었는데 작업이 좀 오래 걸렸죠. ‘이왕 늦은 김에 가을을 겨냥해 보자’라고 생각했답니다.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반을 만들고 싶었어요. 대중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3집의 모습이라고 할까요?

타이틀 곡 ‘가시를 삼키다’는 가시를 삼킬 때 느끼는 고통을 이별의 아픔과 견준 발라드 곡. 그러나 ‘미련한 사랑’이나 ‘돌아와 제발’ 같은 곡처럼 ‘워우워’ 울부짖지 않는다. 절제하고 또 절제했다. 발라드 곡 ‘나를 떠날 당신에게’나 재즈풍의 ‘자운영’, 블루스 곡 ‘퇴근길 블루스’ 등 수록곡 13곡 모두 과거 현란한 솔 창법의 JK김동욱의 모습이 아니다. 그는 이런 텅 비어 있는 느낌을 “여백의 미”라고 표현했다.

▽JK=이제 저도 서른이 됐는데 무척 흥분이 되더라고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만큼 노래에 연륜이 쌓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뜻하잖아요. 물론 원래 나이가 들어 보여서 서른이라고 하면 “서른밖에 안 됐어?”라고 놀라는 분들도 있겠죠. 어쨌든 내 목소리에 조금 더 책임을 질 나이가 됐죠. 앞으로 같이 ‘워우워’ 하는 임재범 선배님이나 박효신 씨와도 선의의 경쟁을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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