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칭화대서 정약용 사상 국제학술회의

  • 입력 2005년 5월 20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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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1762∼1836·초상화)의 독창적인 유학 사상을 재조명하기 위한 ‘다산 정약용의 사서경학(四書經學)’이란 주제의 국제학술회의가 유교의 본고장 중국에서 열렸다.

다산학술문화재단(이사장 정해창)과 중국 칭화(淸華)대 경학연구센터 공동 주최로 19, 20일 베이징(北京) 칭화대에서 개최된 국제학술회의에서는 한국, 중국, 대만, 홍콩의 학자 18명이 다산 사상의 의미와 유교 사상사에서 그의 위상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정지슝(鄭吉雄) 대만대 중문학과 교수는 “다산은 조선 후기 공허한 이론에 치우친 성리학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의 경학 연구와 서구의 천주교 및 과학 사상까지 흡수했던 매우 특징적인 동아시아 유학자”라고 높이 평가했다.

김언종(金彦鍾)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는 “정약용은 주희(朱熹)와 그를 추종하는 유학자들의 주석 등 기존의 모든 선입견을 떠나 실천을 중시한 공자(孔子) 사상의 본래 뜻을 탐구했다”고 말했다.

이광호(李光虎) 연세대 철학과 교수도 “다산 사상은 18, 19세기 조선의 강렬한 시대정신과 지역적 특성을 대변한 것은 물론 동아시아 전통 사상과 서구 사상을 융합해 현실에 적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위대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전통적 유학 사상과 궤를 달리한 다산 경학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특히 펑린(彭林) 칭화대 역사학과 교수는 “다산이 실학(實學)적 관심에 따라 사서를 해석한 것은 애당초 무리였다”며 “사서의 내용은 다산의 실학보다는 주자(朱子)의 심성학과 더 가깝기 때문에 그의 이론에서는 적지 않은 오류가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진덕(崔眞德) 한국학중앙연구원 철학과 교수는 “다산학은 반(反)주자학”이라고 전제하면서 “그의 오류는 우연한 것이 아니라 일관성을 띠고 있는 만큼 다산학이 갖는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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