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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5월 20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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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 금남로의 ‘피어린 충격’을 계기로 영글었던 386의 꿈은 무엇이었나. 낭만적으로 들리는 이 질문에 고려대 총학생회장, 한총련 조국통일위원회 정책실장을 지낸 골수 운동권 출신 저자는 싸늘하게 답한다. 당시 운동권 지도부가 꿈꾸었던 것은 혁명적 사회주의였고 북한화 통일이었다고. 민주화는 전술에 불과했다고. 자신들이 국민들 앞에서 또는 법정에서 용공도 좌경도 아니라고 했지만 그건 거짓이었다고.
북한의 현실을 보고 돌아온 뒤 ‘전향한 386’이 된 저자는 이처럼 386과 주체사상의 함수관계를 40여 개의 짤막한 글들로 풀어내면서 386에 대한 냉철한 정신분석을 시도한다.
그는 386이 도덕성, 헌신성과 응집력이라는 장점을 갖췄지만 지적 빈곤과 자기비판 능력의 결여라는 단점을 지녔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아버지 세대를 수구라고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인권과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면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386의 자가당착을 통렬히 비판하며 솔직한 자기반성에서 새롭게 출발하자고 제안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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