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국보 112호 ‘감은사지 西塔’ 7월 해체

  • 입력 2005년 5월 18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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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감은사지 서(西) 3층석탑’(통일신라 682년·국보 112호·사진)이 탑의 안전을 위해 7월부터 해체 보수에 들어간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탑의 균열이 계속되고 부재(部材)의 강도가 약화돼 내년으로 예정된 해체 보수 공사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1959년 해체 보수한 이래 46년 만이다.

감은사지 서탑은 동탑과 함께 통일신라 석탑의 백미로 꼽히는 작품. 높이 13.4m로 현존 신라·통일신라 석탑 가운데 가장 장대하며, 장식을 배제한 절제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그러나 현재 탑의 상태는 좋지 않다. 1300여 년 동안 외부에 노출돼 비바람을 맞았기 때문에 돌의 강도가 많이 약해졌다. 특히 바닷가 가까운 곳에 위치한 탓에 염분이 강한 바닷바람의 피해가 적지 않다. 탑 기단부(받침대)엔 이끼가 많이 끼어 석재의 표면을 약하게 만들고 있으며 탑의 곳곳에서 균열이 진행되는 등 전체적으로 탑이 불안정하고 지지력이 약해진 상태다.

문화재연구소는 7월 중순경 탑 둘레에 비계(공사를 위한 가설물)를 설치하고 9월부터 탑 부재를 들어내는 본격적인 해체에 들어간다.

연구소는 기단부와 1∼3층을 모두 해체하지는 않고 일단 3층의 탑신(몸체)과 옥개석(지붕돌)만 해체하기로 했다. 문화재연구소의 배병선(한국건축사) 건조물연구실장은 “우선 3층 몸체의 돌을 들어내 아래쪽의 상태를 판단한 뒤 1, 2층을 추가로 해체할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체 과정에서 탑 부재에 대한 강도 테스트, 균열 부위에 대한 경화(硬化) 처리, 관련 연구 작업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해체 기간은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 2층까지 해체하게 될 경우엔 1∼2년 더 소요된다.

해체 과정은 일반에 공개된다. 배 실장은 “해체 작업뿐만 아니라 탑의 내부 상태까지 공개하고 적절한 시기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문화재 교육의 계기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소는 불국사의 다보탑(국보 20호)과 석가탑(국보 21호·이상 통일신라 8세기 중반)은 정밀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 해체 보수 시기를 공식 결정하기로 했다. 다보탑은 가능하면 올해 안에 부분 해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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