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8기 국수전…이창호의 천적

  • 입력 2005년 2월 14일 17시 28분


‘흐르는 물은 먼저 가려고 다투지 않는다’는 말처럼 이창호 9단은 유장하고 호흡이 긴 바둑을 둔다. 상대가 싸움을 잘하든, 실리를 챙기든 상관하지 않고 묵묵히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승리를 낚는다.

그런 이 9단이 최철한 9단과 만나면 페이스를 잃어버린다. 서두르고 조급해한다. 백 28이 대표적인 수. 초반에 2선에 파고들어 실리를 챙기는 것은 그의 스타일이 아니다.

이 9단은 바둑이 종반으로 갈수록 강하고 역전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 9단은 중반 흑 89, 95의 무리수를 응징할 기회를 놓쳤다. 더구나 백 122의 실수로 재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 9단이 왜 최 9단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할까. 이 9단은 2004년 이후 최 9단에게 KBS 바둑왕전과 한국바둑리그 등 속기전을 제외하고 6연패를 당했다.

윤성현 9단은 “수읽기가 예전보다 정교하지 못하고 실수가 잦다”고 진단한다.

최 9단을 만나면 실수가 잦아지는 것일까, 아니면 실수가 많아져 최 9단에게 지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최 9단이 이창호의 천적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108 114 124…104, 111 117 127…105, 138…135. 소비시간 백 3시간 54분. 흑 3시간 4분. 149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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