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성 탄생 100주년기념 문학전집 나와

  • 입력 2004년 6월 14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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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성 선생의 작품은 단순히 ‘여성 문학’이 아니라 전체 문학사의 큰 틀에서 평가돼야 합니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소영 박화성(素影 朴花城·1904∼1988)의 문학세계를 집대성한 ‘박화성 문학전집’(푸른사상사)이 최근 출간됐다. 총 20권인 이 전집에는 장편소설 16편, 단편 62편, 전기소설 2편, 희곡 1편, 동화 1편, 수필과 시조, 시까지 박화성의 작품 중 미완성 소설 1편을 제외한 전 작품들이 수록됐다. 수록 사진도 200여점. 이는 저자 서정자(徐正子·61·국문학) 초당대 교수가 2001년부터 4년간 땀 흘린 결실이다.

서 교수는 “박화성에 앞선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부르주아적이거나 연애담이 주를 이뤘던 반면 그는 첫 작품인 단편소설 ‘추석전야’부터 가장 역할을 하는 방적회사 여직공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작품세계가 뚜렷이 차별화됐다”며 “작품마다 역사의식을 강하게 담고자 했던 그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을 지향했던 작가”라고 평가했다.

숙명여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서 교수는 석사 박사학위 논문 주제를 모두 박화성 연구로 삼았을 정도로 평생 박화성을 연구했다. 서 교수는 박화성 연구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생각에 이번 전집에 대한 인세도 받지 않기로 했다.

서 교수는 “박화성은 많은 작가들이 친일로 돌아선 뒤에도 끝까지 일본어로 글쓰기를 거부해 한동안 작품 활동을 중단했던 데다 사회주의적 성향 때문에 광복 후 17년 가까이 문단에서 소외된 공백기간까지 있어 그간 작품성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앞으로 유족들이 보관 중인 박화성의 일기를 바탕으로 당시 문단 상황을 보여주는 그의 평전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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