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 스님 유고 ‘莊子’ 사후 21년만에 책으로

  • 입력 2004년 5월 27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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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허 스님은 ‘장자’를 강의할 때 원전을 보지 않고 줄줄 외워서 했다는 등 많은 일화가 전해진다.-동아일보 자료사진
탄허 스님은 ‘장자’를 강의할 때 원전을 보지 않고 줄줄 외워서 했다는 등 많은 일화가 전해진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유불선에 능통했던 탄허(呑虛·1913∼1983) 스님이 번역 해설한 ‘장자(莊子) 남화경(南華經)’이 발간됐다.

남화경은 장자의 저서 ‘장자’의 다른 이름으로 이번에 나온 책은 남화경 33편 중 내(內) 7편에 해당한다. 책은 원문을 직역한 ‘구두(句讀)’와 자세히 풀어쓴 ‘강술(講述)’, 글의 의미를 밝힌 ‘대의(大義)’로 구성됐다.

탄허 스님은 29세인 1941년 이 원고를 정리했으나 중국 주석서를 더 참고하겠다며 발간을 미루다가 생전에 내지 못했다. 이 원고는 스님을 시봉했던 서우담씨가 최근 유고를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

20여년에 걸쳐 ‘화엄경 합론’ 47권을 번역한 탄허 스님은 노장 사상에 관해서도 당대의 권위를 인정받았다. 그는 1955년 서울 남산에 있던 한국대(현재는 폐교)에서 장자 강의를 했다. 강의는 당초 1주일 예정이었으나 수강생들의 요청으로 두 달간 지속됐다.

함석헌 선생도 수강 1기생이었다. 함 선생은 이후 탄허 스님과 절친하게 지내면서 장자 공부를 마쳤고 뒷날 장자의 대가로 자리 잡았다.

동국대 국문과 양주동 교수도 오대산 월정사까지 찾아와 탄허의 장자 강의를 듣고 “장자가 다시 태어나 자기 글을 강의한다 해도 탄허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책과 탄허 스님의 장자 강의가 담긴 육성 CD를 포함해 5만원. 02-733-3334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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