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청화스님의 고행… KBS1 ‘청화 56년 간의 증거’ 방영

  • 입력 2004년 5월 23일 17시 31분


스스로 세우고 스스로 지켰던 엄격한 계율 때문에 청화스님은 늘 깡말라 있었다. 세상을 떠날 즈음 그의 몸무게는 30kg 안팎이었다. 사진제공 KBS
스스로 세우고 스스로 지켰던 엄격한 계율 때문에 청화스님은 늘 깡말라 있었다. 세상을 떠날 즈음 그의 몸무게는 30kg 안팎이었다. 사진제공 KBS
“지금 내 몸의 세포조차 오늘 다르고 내일 다릅니다. 참으로 무상하지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몸이 한낱 허깨비인 줄 모르고 있습니다. 절제하고 줄이지 않으면 행복과 평화란 없습니다. 인간이 지금처럼 방만하게 살면 결국엔 자신도 사회도 파멸에 이르게 됩니다. 욕망 때문이지요.”

지난해 11월12일 전남 곡성 성륜사에서 입적한 청화 스님이 남긴 말이다. 청화 스님은 40년간 토굴 생활을 하며 눕지 않고 자지 않는 ‘장좌불와’(長坐不臥)와 하루 한 끼만 먹는 ‘일일일식’(一日一食)을 지켰다. 또 한번도 주지를 맡지 않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행에만 힘썼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26일 KBS1 스페셜 ‘청화 56년 간의 증거-그대 고향에 이르렀는가’(밤 10시)가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청화 스님이 24세에 불교에 귀의한 뒤 80세에 열반하기까지 지켜온 원칙과 고행을 통해 종교와 종교인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제작진은 전남의 영암 월출산 상견성암, 해남 대흥사 남미륵암 등 그가 수행했던 암자들을 찾아 다녔다. 그가 남긴 발자취를 더듬어 보기 위해서였다. 생전에 그와 교류했던 서울대 치대 배광식 교수와 시인 최하림 씨 등은 청화 스님에 대해 “불교의 대중화에 힘썼지만 무엇보다도 철저한 수행자였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그가 미국 캘리포니아 캐멀과 팜스프링스에 세운 삼보사와 금강선원을 찾아가 미국 불교에 끼친 영향도 알아봤다. 청화 스님이 주장했던 교리나 교파를 가리지 않는 ‘통불교’와 관련, 미국의 불교관련 시민모임이 토론하는 장면도 화면에 담았다.

유동종 PD는 “자료화면을 최대한 배제하고 스님의 수행처를 직접 답사하고 그가 남긴 법문을 되새겨보면서, 생활 속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염불선을 주장했던 그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힘썼다”고 말했다.

한편 MBC는 비구니의 세계를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 ‘대자유인 한국의 비구니’(26일 밤 10:50)를 방송한다. SBS는 생명평화 탁발순례를 하는 스님들을 취재한 특집 다큐멘터리 ‘길 위에 희망이 있었네’(25일 오후 2:10)를 마련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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