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6억들인 노량해전…실물 거북선…KBS ‘불멸의 이순신’

  • 입력 2004년 4월 22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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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영상테마파크.

KBS2 TV ‘태양인 이제마’(2002년)의 촬영세트가 있는 이곳에선 KBS1 TV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극본 윤영수 유선주·연출 이성주)의 촬영세트 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경복궁 사대부가(家) 공방촌 세트가 곧 들어선다.

‘불멸의 이순신’ 세트는 격포항에서 1.5km 떨어진 궁항에 전라좌수영을 세우며 부안군 위도면 위도에도 병영이 건립되고 있다. 조선군, 명군, 왜군 진지 세트는 각각 논금해수욕장, 적벽강, 성천에 들어선다. 부안군은 이 세트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22일 KBS 제작진은 현지에서 제작발표회를 갖고 장군들이 쓰는 장검이나 100개의 화살을 한꺼번에 쏘는 화차(火車) 등 무기 모형을 선보였다. 거북선도 실물 크기로 한 척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이 거북선은 배 앞쪽 용머리가 위쪽이 아닌 수평 방향으로 뻗어 입으로 포를 쏠 수 있는 ‘통제영귀선(統制營龜船)’이다. 이순신 장군이 지휘를 위해 승선한 ‘판옥선’ 두 척도 만들고 있다.

‘…이순신’은 100회 예정으로 8월 15일부터 방영되며 총제작비는 세트 제작비를 포함해 350여억원. KBS 외에 부안군이 15억원, 전남도가 30억원을 투자했다. 이 드라마에서 이순신이 냉철한 지장(智將)으로 묘사되는 데 비해 원균은 뜨거운 맹장(猛將)으로 나온다. 이순신 역에는 탤런트 김명민이 캐스팅됐고 원균 역은 아직 미정이다. 김명민은 KBS2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한고은의 연인 역으로 주목받았다. 유성룡 역은 탤런트 이재룡, 선조는 조민기, 아역 이순신은 영화 ‘집으로…’의 아역배우 유승호가 맡는다.

김명민은 이날 “충남 아산시 현충사에 들러 참배했다”며 “내 마음을 드리고 그분의 마음을 받기 위해 영정의 눈과 내 눈을 계속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카리스마 있는 당당한 이순신이 아니라 고뇌하며 눈물 흘리는 이순신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성주 PD는 김명민에 대해 “젊은 컬러를 지니고 있는 데다 내면의 고뇌도 능숙하게 표현한다”며 “백성을 지고의 가치로 삼고 부하들에게 공을 돌리는 이순신의 멸사봉공 정신을 보여 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순신’의 원작은 김탁환씨의 ‘불멸’과 김훈씨의 ‘칼의 노래’다. 이 PD는 “등장인물의 기본성격 등 큰 틀은 ‘불멸’에서, 그 속에 담는 정신은 ‘칼의 노래’에서 가져왔다”고 밝혔다.

드라마는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서 시작한다. 종래 사극 전투 신의 단조로움을 탈피하기 위해 미니어처 3D(입체) 그래픽 등 특수효과를 최대한 이용한다.

조연출 김의수 PD는 “노량해전의 15분짜리 전투 신에 6억5000만원이 들어간다”며 “이 정도면 최근의 대형 국내 전쟁영화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신’의 타이틀 서체 중 ‘李舜臣(이순신)’은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위창 오세창(葦滄 吳世昌·1864∼1953) 선생의 글씨로 춘원 이광수의 역사소설 ‘이순신’의 표지용으로 쓴 것이다.

부안=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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