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몽골 바로알기’ 운동 펴는 오트콩바야르 부부

  • 입력 2004년 4월 11일 19시 01분


이달 20일부터 ‘몽골 바로 알기’ 교육 운동에 나서는 오트콩바야르(왼쪽)와 뭉흐자르갈 부부. 이들은 “몽골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가장 인기 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소개했다.   -권주훈기자
이달 20일부터 ‘몽골 바로 알기’ 교육 운동에 나서는 오트콩바야르(왼쪽)와 뭉흐자르갈 부부. 이들은 “몽골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가장 인기 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소개했다. -권주훈기자
“몽골 사람들은 말 타고 다니나요.”

몽골인 부부인 남편 오트콩바야르(30)와 부인 뭉흐자르갈(29)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몽골은 지난해 아시아에서 휴대전화 보급률이 가장 빨리 성장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지만 많은 한국인의 의식 속에는 여전히 ‘광활한 대평원’과 ‘때 묻지 않은 유목민’의 나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부부는 이달 20일부터 2개월간 한국인들에게 몽골의 문화와 풍습, 발전상 등을 소개하는 ‘몽골 바로 알기’ 교육 운동에 나선다. 시민단체 ‘지구촌 시민나눔운동’ 주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최근 관광지로 급부상하는 몽골의 문화유산 소개와 함께 몽골어 배우기, 몽골음식 만들기 등 눈길 끄는 체험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2001년 한국에 온 이들은 ‘전문 강사’ 출신은 아니다. 부인은 한국 정부 추천 장학생으로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몽골에서 외국어학교 교사였던 남편은 여행사에서 일하며 부인의 학업을 ‘외조’하고 있다.

오트콩바야르씨는 “몽골 출신 불법 노동자들이 늘면서 몽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듯하다”면서 “주한 몽골대사관에서 불법 체류자들의 노동문제를 상담하는 일을 돕다가 이번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받았다”고 설명했다. 옆에 있던 부인은 “몇 년 전 ‘전화를 너무 오래 건다’면서 공중전화 부스에서 한국인에게 맞은 적이 있다”면서 “한국인들은 1분만 참으면 될 일에 화내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추운 지역 출신이라 한국의 더위에 유난히 약한 이들 부부는 6월 말 교육프로그램 말미에 마련된 현지답사를 위해 고국을 방문할 기대감에 벌써부터 들떠 있다. 이름의 정확한 발음을 묻자 ‘영원한 행복(뭉흐자르갈)’ ‘막내의 기쁨(오트콩바야르)’이라는 의미까지 친절하게 설명하며 “이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몽골의 풍습도 이번 교육에서 소개될 예정”고 말했다. 활짝 웃는 부부의 얼굴에 한국인의 얼굴이 겹쳐졌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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