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방송]MBC 드라마 ‘불새’ 주연 맡은 이은주

  • 입력 2004년 3월 18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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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훈기자
권주훈기자
《영화배우 이은주의 매력은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이미지와 털털하면서도 고집스러운 상반된 이미지의 충돌에서 나온다. 그는 다음달 5일부터 MBC에서 ‘대장금’ 후속으로 방영되는 월화 미니시리즈 ‘불새’(연출 오경훈·극본 이유진)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한다. SBS ‘카이스트’ 이후 5년만의 TV 출연이다. 정통 멜로드라마인 ‘불새’에서 그가 맡은 ‘지은’역은 20대초반의 부잣집 딸로 세상을 철없이 멋대로 살다가 집안이 망하자 가장 역할을 맡아 성숙한 여인으로 거듭나는 복합적 캐릭터다. 상대역에는 ‘다모’의 이서진이 출연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속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차가움 vs 따뜻함 “차가워 보여서 웃으면 더 빛난대요”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다는 얘기 많이 들어요.”

이은주의 이미지는 차갑다. 새하얀 얼굴에 표정까지 없어 선뜻 다가서기 힘든 이미지다. 하지만 이은주의 차가움 뒤에는 따뜻함이 숨어 있다. 무표정하게 있다가 미소라도 한번 지으면 주변이 환해진다.

실제로 이은주는 촬영할 때 스태프나 매니저에 대한 배려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심이라도 거르는 사람이 있으면 종일 걱정을 하며 이것저것 먹어보라고 가져다준다는 게 매니저의 얘기.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은 그에 대해 “촬영장에서 스태프와의 친화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가 맡았던 배역은 두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TV드라마 ‘카이스트’(1999년)에서의 ‘깍쟁이’ 수재 과학도 ‘구지원’ 역으로 나왔을 때 차가운 여자였고, 영화 ‘안녕 UFO’에서는 따뜻한 이미지의 시각장애인으로 나왔다.

‘불새’의 오경훈 PD는 “이은주는 차분한 이미지를 주는데도 활달한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한다”며 “특히 지적인 이미지도 지니고 있어 김희애와 고현정으로 이어지는 ‘똑녀’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털털함 vs 고집 “대역 없이 유람선에 2시간 매달려”

이은주는 자기 매력에 대해 “편안하고 털털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연애소설’(2002년)에서 자신이 맡았던 경희가 실제의 자신과 가장 많이 닮았다고 했다.

그는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털털한 성격의 ‘경희’ 역을 통해 복잡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고르거나 연기에 있어서는 작은 양보도 하지 않을 만큼 고집스럽다.

최근 촬영한 ‘불새’에서는 대역을 마다하고 2시간 동안 밧줄에 몸을 맡긴 채 유람선에 매달려 찍기도 했다.

최근 유행한 조폭 소재 등의 코믹영화 출연 제안도 들어왔지만 한편도 출연하지 않았다. ‘오 수정’ ‘번지 점프를 하다’ ‘안녕 UFO’ ‘하얀 방’ ‘태극기 휘날리며’ 등 그의 출연작을 보면 작품을 고르는 ‘고집스러운’ 기준을 엿볼 수 있다. 그는 “흥행 여부를 떠나 느낌이 오지 않는 시나리오는 두 번 다시 쳐다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제규 감독은 “이은주는 작위적으로 연기하지 않고 솔직하게 연기를 해서 오래 봐도 싫증나지 않는다”며 “연기에 임하는 태도도 매우 진지하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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