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시선집중 '그 남자의 다이아몬드'

  • 입력 2004년 3월 4일 16시 42분


잉글랜드와 포르투갈간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 모습을 드러낸 영국의 유명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그의 왼쪽 귓불엔 7캐럿은 족히 돼 보이는 다이아몬드 귀고리가 카메라플래시 불빛보다 더 번쩍였다.

이에 앞선 지난달 8일, 미국의 그래미 시상식장에 나타난 래퍼 겸 프로듀서 피 디디는 반지, 시계에서부터 목걸이, 귀고리에 이르기까지 다이아몬드로 중무장한 채 무대에 올랐다.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 존재해 왔던 다이아몬드가 요즘엔 남자들의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티파니, 카르티에 등 고급 주얼리 브랜드는 물론, 중저가 브랜드들도 남성 액세서리 라인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장에 다이아몬드 귀고리를 하고 나타난 스포츠 스타 데이비드 베컴. AP연합

○ 메트로 섹슈얼의 상징 귀걸이

남성 이어링은 주얼리 아이템 중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했다. 원석의 사이즈가 1캐럿 정도까지 커진 제품도 나왔다. 다이아몬드만 돋보이도록 금속장식이 거의 보이지 않아 액세서리가 아닌 보석 나석(裸石)처럼 보이는 스타일이 많다.

티파니의 경우 다이아몬드 원석이 귀에 밀착된 것 같은 베이직 라인이 인기다. 여자들이 귀밑에서 흔들거리는 드롭형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과는 대조적.

골든 듀의 이정민씨는 “요즘 추세는 원석을 받치는 금속 발이 6개에서 4개로 줄어 돌출돼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정면에서 봤을 때 원석이 사각형인 경우에는 금속이 보이지 않는 스타일이, 둥근 형은 백금으로 가볍게 감싼 스타일이 인기다.

○ 스타일리시한 목걸이

목걸이는 경쾌하고 세련된 스타일이 유행이다. 기존에 남성들이 하던 묵직한 느낌의 쇠사슬형 금 목걸이 대신 긴 체인에 부드러운 곡선의 펜던트를 단 것이 특징.

피아제에서는 십자가형 펜던트나 다이아몬드 반지를 체인에 건 스타일이 많다. 요즘에는 디자인에서 남녀 구분이 없어져 남자들이 여자 것을 길이만 늘려서 하는 추세다. 체인을 늘리는 데 드는 비용은 20% 정도.

삼신다이아몬드 명품관의 이유경씨는 “펜던트가 명치에서 손가락 두 마디 위 정도에 오도록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오픈형 셔츠나 세미 터틀넥 위에 하면 트랜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 마이 프레셔스 링

반지는 남자들이 예물 시계와 함께 가장 친숙하게 다이아몬드를 접할 수 있던 아이템이다.

전반적으로 원석과 금속의 사이즈가 커져 중량감이 느껴지는 대신 디자인은 심플해졌다.

카르티에는 기존 여성용 제품라인에 남성미가 느껴지도록 묵직하게 변형한 제품들을 계속 선보이는 추세. 0.3캐럿 이상의 원석제품에 백금이나 플래티넘 소재가 인기다.

주얼리 디자인 전문업체 아티스트 메이드의 홍혜진 대표는 “원석이 큰 제품은 심플한 라인이, 작은 것은 금속에 표면처리를 하거나 곡선으로 볼륨을 준 제품이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커진 다이아몬드가 부담스럽지 않으려면 원석의 높이를 반지의 두께에 맞춰 돌출돼 보이지 않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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