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뷰티]‘소금 목욕으로의 초대’

  • 입력 2004년 3월 11일 17시 01분


유행에 민감한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식탁에 소금을 내는 것은 부자들의 사치였다. 화려한 그릇에 담긴 소금은 고급품으로 여겨졌다.

(왼쪽부터)러시의 올룰루, 비오템의 수르스 세러피 마스크, 러시의 시 베지터블, 팔로마의 사해 배스 솔트. 사진=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고대 연금술사와 요리사에게 장수와 영원을 상징했던 소금이 현대에는 목욕 문화의 발달과 더불어 고급스러운 입욕제로 각광 받고 있다. 먹는 일에서 몸에 바르는 일로 소금의 사치가 진화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스라엘 사해의 소금과 바닷물을 활용한 각종 입욕 제품이 속속 선보이는 추세이다.

높은 염분으로 인해 계란보다 큰 것은 모두 물에 뜨게 하는 사해 바닷물에는 마그네슘, 칼슘, 브롬 등 일반 바닷물의 10배가 넘는 양의 광물질이 녹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아베다의 수딩 아쿠아 세러피,보디숍의 레몬그라스 데오도라이징 푸트 소크, 리즈 와티에의 내츄럴 슈거 보디 스크럽, 록시땅의 버베나 솔트 스크럽. 사진=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사해 바닷물 성분 화장품의 기원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해 소금을 늘 얼굴에 발라 아름다움을 유지했던 클레오파트라를 위해 연인 안토니우스는 사해 주변 지역을 완전 정복했다. 로마인들은 심지어 사랑에 빠진 사람을 ‘살락스(Salax)’, 즉 ‘소금에 절여진 상태’라고 불렀다.

요즘 출시되는 소금 입욕제품은 미네랄이 함유된 소금에 바닐라, 해바라기씨 오일, 귤, 로즈메리 잎 추출물, 설탕 등 피부를 부드럽고 매끈하게 만들어 준다는 각종 성분을 추가한 것이 특징.

이스라엘 사해 소금 화장품의 대표 브랜드 팔로마는 얼굴용과 목욕용 소금을 비롯해 사해 진흙으로 만든 미용팩도 판매한다. 이 밖에도 오리진스의 수딩 시 솔트, 아베다의 수딩 아쿠아 세러피, 록시땅의 버베나 솔트 스크럽, 필로소피의 그레이트 미스터리, 비오템의 수르스세러피 마스크, 러시의 오션 솔트, 보디숍의 페퍼민트 쿨링 푸트 소크 등이 있다.

유감스럽게도 소금이 인체 건강과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본격적 연구는 거의 없다. 아직까지 학자와 의사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꽃마을 한방병원 윤여광 한방2 내과 과장은 “소금 속에 들어 있는 미세 영양소는 단단하게 뭉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며 “소금 목욕은 몸이 찬 소음인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땀을 잘 흘리는 태음인에게 맞는 목욕법”이라고 말한다.

(왼쪽부터)오리진스의 수딩 시 솔트, 비오템의 아쿠아테르말 고마주 코포렐, 필로소피의 그레이트 미스터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소금이 피부에 주는 자극 때문에 일시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는 있지만 오히려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고 경고한다.

소금의 의학적 효과가 논란 중이라 할지라도 소금 입욕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아베다의 김수연 대리는 “소금을 푼 따뜻한 물에서 몸의 긴장을 풀면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며 “웰빙에 관심이 많은 서울 강남 지역 20, 30대 여성들에게 인기”라고 말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소금 입욕 제품은 오일과 영양소 등을 첨가해 피부 자극을 줄였으므로, 만약 일반 소금을 활용하려면 가공되지 않은 천일염을 프라이팬에서 20∼30분 볶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왼쪽부터)러시의 빅,아로바파머시의 리탈러트, 오리진스의 진저 보디 스크럽. 사진=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전문가들은 소금 목욕 후에는 깨끗이 샤워해 소금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보습 크림으로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건성 피부는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소금을 몸에 문지를 때엔 가볍게 5분 안에 짧게 끝내고, 욕조에 몸을 담근다면 섭씨 40도의 물에 30g 이내의 소금을 풀어 넣고 입욕시간은 15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부은 다리와 발을 소금물에 담그면 붓기가 해소된다. 염증이 있는 피부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글=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사진=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일러스트레이션=정인성기자 71j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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