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극협회 회장-부회장 연출대결… 채승훈 vs 최용훈

  • 입력 2004년 2월 4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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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연출가들인 채승훈 극단 창파 대표(49·수원대 교수)와 최용훈 극단 작은신화 대표(41)는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독특한 작품세계로 연극계에서 주목받아 왔다. 지난해 말 출범한 한국연극협회 서울지회의 회장과 부회장을 맡은 두 사람이 나란히 새 창작극을 올려 눈길을 끈다.

▽마의태자=채 대표의 연출로 선보이는 극단 창파의 무대. 신라의 마지막 태자인 마의태자가 다시 태어난다는 설정으로 전개하는 일종의 실험극. 왕인 아버지의 폭정에 심하게 반항하는 마의태자가 거리에서 만난 혁명가들과 개혁을 도모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줄거리보다 배우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연극. 대사를 하는 배우와 움직이는 배우를 따로 설정하는 독특한 형식을 취했다. 목소리만 내는 배우와 연기를 하는 배우가 각각 다르다. 마의태자는 무대 가운데서 몸을 움직여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고, 그 주변에 태자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배우가 배치된다. 행위예술가로 유명한 심철종씨가 ‘움직이는’ 마의태자 역을 맡았다.

연출자 채 대표는 “이 연극에서 대사는 이성과 문명을 상징하고, 몸은 본질적인 영혼을 상징한다”며 “영혼과 이성의 대립을 배우의 움직임을 통해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6∼22일 화∼목 오후 7시반, 금 토 오후 4시반 7시반, 일 오후 4시반 김동수 플레이하우스. 1만2000원. 02-744-0300

▽채플린, 지팡이를 잃어버리다=최 대표의 연출작. 4개의 단막극과 이들을 이어주는 막간극으로 구성된 작품. 단막극은 인간의 탄생과 사랑, 일, 죽음에 관한 4개의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배우들의 엉뚱하고 기발한 행동을 통해 웃음을 유도하는 연극이다. 극단 작은신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연극 ‘돌날’에서 비열한 사업가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배우 서현철이 희곡을 썼다.

제목 ‘채플린, 지팡이를 잃어버리다’는 현실을 풍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채플린은 ‘현대의 소시민’을 상징하는 캐릭터. 그런 채플린이 자신을 지탱하는 버팀목인 지팡이를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것이 바로 요즘 세상이라는 뜻이다. 송경순, 백은경, 임형택, 김문식 등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이 출연해 연극 보는 재미를 더한다. 5∼22일 화∼목 오후 7시반, 금 토 오후 4시반 7시반, 일 오후 3시 6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 1만∼1만5000원. 02-764-3380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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