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어린이 뮤지컬…'땅따먹기·구슬치기·그시절 골목놀이들'

  • 입력 2004년 2월 4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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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따먹기, 비사치기(돌치기), 고무줄놀이, 오자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숨바꼭질, 구슬치기….

컴퓨터도 없고 게임기도 없던 시절, 요즘 어린이들이 생각하면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싶지만 그 시절의 어린이들도 다양한 놀이를 하며 마냥 즐거웠다. 납작한 돌멩이 몇 개를 세워놓은 뒤 돌을 던져 맞히는 단순한 비사치기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동네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저물녘까지 놀았다.

1960∼70년대 골목에서 뛰놀던 어린이들의 모습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극단 성 시어터라인의 어린이 뮤지컬 ‘여우야 뭐하니? 동산에 꽃피면 나하고 놀자’는 ‘옛 놀이’를 무대 위에 옮겨놓은 작품. 어린이들에겐 호기심을, 부모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연극이다.

동산에 살면서 고목나무 할머니와 달님을 친구로 삼았던 여우는 어느 날 마을 아이 순이가 노는 모습을 보고 함께 놀고 싶어 한다. 이 마음을 안 고목나무 할머니는 여우를 사내아이의 모습으로 만들어주고, 여우는 마을 아이들과 함께 어울린다. 그러던 중 여우와 순이 사이를 시샘한 석필의 훼방으로 여우는 본래 모습을 들켜 동산으로 쫓겨난다. 여우는 아이들과의 즐거웠던 한때를 잊지 못하고 혼자 꽃을 가꾸며 꽃마다 아이들의 이름을 붙여준다.

공연 시작 전과 끝난 뒤 배우들은 어린이 관객들에게 ‘옛 놀이’를 가르쳐주고 함께 어울려 노는 등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2001년 초연돼 서울 아동청소년 공연예술제에서 최고 인기상을 받은 작품. 김성제 작, 연출. 문현희 김동주 등 출연. 6∼22일 화 수 오후 2시, 목∼일 오후 2시 5시.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1만6000∼2만원. 02-875-8225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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