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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25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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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비판은 24일 이정우(李廷雨) 대통령정책실장이 주제발표를 한 서울대 기업경쟁력연구센터 주최 포럼에서 나왔다. 참석 교수 대부분은 현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들로 이 실장(서울대 상대 68학번)의 대학 동문들이었다.
이 실장의 2년 선배인 표학길(表鶴吉·경제학·66학번) 교수는 “지난 11개월간 ‘참여정부’에 과연 누가 ‘참여’했는지를 진지하게 반성하라”며 독단적인 정책 수립과 집행 가능성을 경고했다.
표 교수는 특히 “지금 청와대에 누가 있는지를 냉철히 판단하고 김영삼(金泳三)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실패를 분석하라”며 청와대 구성원들의 자질 문제를 우회적으로 언급해 한때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그는 또 “언론은 그냥 언론으로 봐야하며 메이저 신문사에 대한 편향적 시각은 불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과 같은 68학번인 이지순(李之舜·경제학) 교수는 “지난 정권에서도 수없이 개혁을 외쳤지만 흐지부지됐다”며 “현 정부가 지금 내놓은 정책을 끝까지 밀고 갈 수 있을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79학번인 이근(李根·경제학) 교수는 논란이 일고 있는 고교 평준화와 관련, “현 정부는 평준화를 ‘소신’처럼 생각하지만 이는 교육정책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중고교생들이 조기유학을 가는 게 현실이라면 교육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평준화를 해제하고 과감한 개방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밖에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교수가 아닌 인사 중에서 초청된 삼성금융연구소 민세진(閔世珍·93학번) 전임연구원은 “새 정부의 정책은 돈을 벌고 일을 하는 가치를 못 느끼게 하고 있다”며 반(反)기업 정서의 확산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참여정부는 역대 정권 가운데 제일 약체이지만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정면 승부한다”며 “적어도 용기와 방향은 제대로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현 정부의 5대 정책과제인 △국가 균형발전 △부동산 값 안정 △교육 개혁 △여성의 사회 참여 △노사 문제 해결 등을 예로 들며 이 가운데 균형 발전과 부동산은 행정수도 이전(移轉) 방안과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해결 기미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정책실장에게는 체력이 강한 철인(鐵人)과 지적 능력이 우수한 철인(哲人)을 모두 요구해 힘들다”며 “그래도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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